시민들 “전시성 낭비행정” 눈총
강원 태백시가 추진 중인 ‘눈싸움 대회 세계기네스기록 달성 기념 상징 조형물’ 설치가 논란이 되고 있다. 태백시는 올해 1월 태백산눈축제 개막식 이벤트로 열린 눈싸움대회에 역대 최다 인원이 참가해 세계기네스 기록을 달성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2억 원을 들여 오투리조트 일대에 상징조형물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태백시는 다음 달 25일까지 현상 공모 방침을 홍보하는 한편 다음 달 6일 현장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이어 4월 26일 하루 동안 공모제안서를 받아 4월 안으로 심사를 완료하고 6월까지 조형물을 설치할 계획이다. 조형물에는 눈싸움 대회 참가 때 방명록에 이름을 적은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의 이름이 모두 기록될 예정이다.
그러나 시민들은 별 의미가 없는 일에 지나치게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전시행정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장모 씨(42)는 “생존권 투쟁을 위해 나섰던 1999년 12월 12일 태백시민 총궐기대회를 기념하는 12·12 기념종 설치 때도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다”며 “기념종보다 의미가 떨어지는 눈싸움 기념물을 설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태백시 관계자는 “기념조형물 사업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지만 예술 창작품이기 때문에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관광자원화를 통해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