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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초계함 침몰]李대통령, 사고 15분만에 보고 접수 “생존자 구조 최선 다하라”

입력 | 2010-03-27 03:00:00

청와대 벙커서 긴급 지시… 金국방 元국정원장 등 속속 집결
비서관들 “지금 지하벙커 들어간다” 전화 다급하게 끊기도



심각한 심야 회의서해 백령도에서 해군 초계함 침몰 사건이 발생한 26일 밤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열린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이 26일 서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해군 초계함 침수 사건을 보고받은 것은 사고 발생 15분 뒤였다. 이동관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이 대통령이 오후 10시경 침수 보고를 받은 직후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할 것을 긴급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태영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안보관계 장관들과 정정길 대통령실장, 김성환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등이 속속 집결했다.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연락을 받은 청와대 핵심 참모들도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한 비서관급 참모는 상황 파악 요청에 “지금 지하벙커로 들어간다”며 다급하게 전화를 끊기도 했다.

청와대 상황실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사고 소식이 알려진 직후 청와대 관계자들은 사고 원인에 대해 “상황을 파악 중이다”고만 밝혔다. 국가위기상황팀 관계자는 TV 방송을 통해 전해지는 속보에 대해서도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라는 말밖엔 할 얘기가 없다”고 했다. 그사이 초계함이 선미 부분부터 침수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북한 어뢰정에 의한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 북한이 설치한 기뢰에 부딪쳐 폭발했을 가능성 등 사고 원인에 대한 다양한 관측이 나왔다. 특히 포를 쏘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는 백령도 주민들의 증언까지 나오면서 조심스럽게 교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밤 12시를 넘기면서 청와대 주변에선 북한과의 교전 가능성은 낮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초계함의 침몰 위치가 서해 북방한계선에서 다소 떨어진 곳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북한과의 연계성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원인은 시간이 좀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다. 북한과의 연계 가능성도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사전에 사고 해상에 기뢰를 설치해 놓았을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에서 시시각각 상황 보고를 받으면서 특히 침몰 사건의 진상 규명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은 우리 군의 인명구조가 더 중요하다며 승조원 구조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고 김은혜 대변인은 전했다. 안보관계장관회의는 27일 오전 1시경 일단 끝났지만 청와대는 밤새 비상태세를 유지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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