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 고백이 대세인 시대다. 김남주는 2000년 성형 사실을 처음 공개한 스타다. 과거(작은 사진) 모습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최근 성형 트렌드를 주도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는 황정음도 성형 사실을 고백한 스타다. 작은 사진은 그룹 슈가로 활동하던 시절 모습.
□ 스타 ‘성형 고백’ 붐
성형 고백 원조 김남주 “성형이 죄인가요?”
고현정·백지영·황정음 등 줄줄이 털어놔
“솔직해서 예뻐”vs“외모 지상주의 부채질”
“예뻐지려고 관리하는 것은 연예인의 의무죠.”
성형수술 고백이 이제는 더 이상 센세이셔널한 뉴스가 아닌 연예계 단신으로 취급될 정도로 흔해졌다. 오히려 남 앞에 나설 수 있는 자리만 생기면 보란 듯이 특정 부위를 언급하며 ‘쌍꺼풀 수술을 했다’ ‘보톡스를 맞았다’ ‘오똑하게 코를 만들었다’고 성형 사실을 당당히 털어놓는 스타들이 늘고 있다. 특히 연예인들이 주요 출연자로 등장하는 방송의 각종 토크쇼 프로그램은 ‘성형수술 고해성사’의 주무대가 되어 버렸다. 이렇게 성형사실을 밝혀 기존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솔직하고 소탈한 것으로 바꾸는 스타가 있는가 하면, 성형 고백 이후 인지도가 급상승하는 경우도 흔해졌다.
○ “성형 수술이 죄 인가요” 솔직 고백에 매력도 상승
요즘 젊은 걸그룹들은 매사 꾸밈없이 당당함이 매력이다. 그러다 보니 인기 걸그룹 멤버들은 성형 사실을 밝히는 데도 거침이 없다. 매력적인 몸매의 소유자인 애프터스쿨의 유이는 한 프로그램에서 “양쪽 눈 크기가 다른 짝눈이어서 눈을 집는(매몰법) 수술을 했다”고 말했다.
카라의 멤버 구하라는 “사실 여자 연예인이라면 예쁘게 보이고 싶어 한다”며 “눈이 흐리멍텅하게 보이는 약점이 있어서 또렷하게 하기 위해 눈을 집었고, 코에 주사(보톡스) 한 대를 맞았고, 치아도 교정했다”고 말했다.
사실 인기 스타들 가운데 성형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한 사람은 김남주다.
그녀는 1990년대 후반 ‘도회파 미인’으로 한창 주가를 올렸다. 하지만 김남주는 2000년 초 성형수술 사실을 당당히 밝혔다. 당시 그녀는 “여성이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욕구는 당연한 거다. 성형수술이 죄도 아닌데 왜 숨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런 ‘당당함’은 이후 성형수술을 한 다른 후배들에게 ‘자유의 날개를 달게 해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남주에 이어 옥주현 정선희 엄정화 현영 이시영 백지영 고현정 양미라 김정은 신봉선 서인영, 최근의 황정음에 이르기까지 많은 여자 스타들이 성형 사실을 공개했다.
요즘에는 여자 뿐 아니라 남자스타의 성형 수술 고백도 이어지고 있다. 전진 박효신 임창정 환희 구준엽 신해철 등 스타들부터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는 그룹 부활의 김태원까지 수술 사실을 털어놓았다.
“대중에게 영향력이 큰 스타들의 ‘성형예찬’론은 결국 성형수술만 부추긴다”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한다”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다. 또한 “스타라면 자기 관리는 기본인데 너무 안이하다” “얼굴이 왜 저모양이냐, 맛이 갔다”는 등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장서희는 “사람들은 ‘여배우가 안 꾸미면 ’관리 안 한다‘고 지적하고, 꾸미면 ’성형했다’고 수군댄다”며 “그래도 예전보다 많이 너그러워졌지만 여전히 우리가 떠안아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 “콤플렉스 성형으로 해결하면 OK”
스타들의 성형 수술 고백에 대해 성형외과 전문의 양동준 원장(청담유 성형외과)은 “시대의 변화와 함께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다.
미의 기준과 관점이 다양화됨에 따라 생기는 현상”이라며 “예뻐지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능이고, 특히 연예인은 얼굴이 재산이다. 예쁘게 가꿔서 유지하고 싶은 심리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 원장은 “선진국일수록 성형수술도 발달해 있다. 먹고 살기 어려운데 누가 예뻐지는 것에 관심 두겠는가. 그 만큼 경제도 나아지고 있는 것”이라며 “외모지상주의자가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성형수술로 외모 콤플렉스에서 탈출하고 자신감을 찾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