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네트워크’ 책걸상 사업열두살 고은이네 단칸방 찾아
동아일보와 함께하는 희망+네트워크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삼성에서 예산 지원을 받아 ‘희망의 책걸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단체 김자옥 팀장은 “지역아동센터(공부방)를 운영하고 있지만 집에 돌아오면 공부할 곳이 없어 바닥에 배를 깔고 공부하는 아이가 많다”며 “공부방에서 돌아온 학생들이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책상을 나눠주는 사업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은이가 받은 책상은 앉은뱅이다. 다리 없는 의자에 책상 크기도 보통 책상의 3분의 2 정도다. 송하경 팀장은 “좁은 방에서 여러 식구가 함께 생활하는 학생이 많아 큰 책상을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질 좋은 원목에 친환경 페인트를 칠한 책상은 품질에서는 여느 책상에 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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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경기 수원 지역에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 사내 자원봉사팀 ‘벗들이란’ 회원들이 고은이에게 선물할 책상을 나르고 있다. “일을 좀 그렇게 해봐라” 하는 농담이 들릴 정도로 모든 회원이 열심히 작업에 참여했다. 사진 제공 함께 만드는 세상
장판까지 새로 깔자 어두컴컴했던 고은이네 집은 몰라보게 밝아졌다. 사춘기여서인지 낯을 가리던 고은이도 깨끗한 집 안을 보자 싫지 않은 눈치다. 5시간 넘도록 일하면서도 웃음이 떠나지 않던 이들은 “고은이가 어른이 돼서 큰 집을 사면 그때도 도배는 저희 담당입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고은이네 집을 나섰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