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역 대표가 활발히 정책을 제안하고 토론을 벌인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이 6일 각각 티베트 자치구와 상하이(上海) 대표단 회의에 참가한 것처럼 중앙 지도자와 지방 대표가 직접 만나 스킨십을 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양회에 55개 소수민족 대표단은 대부분 독특한 전통 의상을 입고 참석해 중국이 다민족 국가임을 널리 알리고 ‘다민족 단합대회’ 같은 분위기도 연출한다.
양회 기간에 인민대회당은 그야말로 초만원이다. 올해는 전국인대의 총원 2981명 중 2939명이, 전국정협은 총원 2237명 중 2154명이 참석했다. 대표나 위원들은 최소 한두 명의 수행원이 있어 줄잡아 1만∼1만5000명이 북적댄다. 또 양회를 취재하는 중국 기자가 1000여 명, 외신 기자가 800여 명이다. 여기에 각 중앙 부처는 물론이고 31개 성 시 자치구의 각급 기관 공무원들도 이런저런 이유로 상경해 회의장과 베이징 관가를 오간다.
이처럼 양회는 겉으로는 화려한 듯 보이지만 13억 인구가 뿜어내는 민의를 반영하기에는 시간적, 공간적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반면에 인터넷을 통한 정치 민주화는 차츰 싹을 틔우고 있지 않나 싶다. 원 총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양회를 며칠 앞두고 2시간가량 인터넷을 통해 국민과 대화를 나눴다. 원 총리는 “집 안에 있는 사람이 집에 물 새는 것을 알고, 초야에 있는 사람이 정치가 잘못됨을 안다”라며 ‘인터넷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베이징에 온 대표나 위원들도 누리꾼과의 대화 시간을 마련했다.
중앙 부처와 지방 정부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정책 건의도 받고 문의에 회신하는가 하면 비리 공무원 고발을 받는 곳이 늘고 있다. 한정(韓正) 상하이 시 서기는 “인터넷에 들어가 업무나 정책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 주요 일과가 됐다”고 말했다.
전국인대 개막식에서 지난해부터 국가를 부르고 분임 토의가 활성화하는 등 양회도 일부 바뀌고 있지만 중국의 정치 변화는 인민대회당 밖에서 일어나고 있다.
구자룡 베이징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