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과학자 포함 국제연구진 ‘반입자 원자핵’ 발견
금 원자핵 충돌시키자 미니빅뱅 상태서 발생
초기우주입자 추정… 물질탄생 비밀 벗길 단서
한국 과학자가 포함된 국제 연구진이 ‘빅뱅’을 작은 규모로 재현한 ‘미니빅뱅’에 성공했다. 미니빅뱅은 초기 우주를 낳았다. 사진 제공 NASA
두 개의 원자핵이 충돌하는 모습의 상상도. 빛의 속도로 가속기 안을 달리던 원자핵(중이온)이 충돌하면 우주가 태어났을 때를 닮은 미니빅뱅이 일어난다. 오른쪽 아래 사진은 스타(STAR) 검출기로 찾아낸 새로운 입자들의 궤적이다. 사진 제공 부산대
중이온 가속기는 무거운 금속 원자를 충돌시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을 관찰한다. 정부가 1월 세종시에 유치하겠다고 발표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도 중이온 가속기 설치 계획이 들어 있다. 스타 연구진은 이번 가속기 실험에서 두 개의 금 원자핵을 빛과 같은 속도로 충돌시켰다. 금 원자핵 하나는 무려 1000억 eV(전자볼트)의 에너지를 갖고 있다.
두 개의 금 원자핵이 충돌하자 신기한 현상이 나타났다. 수조 도의 상상도 못할 고열이 발생하면서 원자핵이 모두 녹아 거대한 에너지로 바뀌어 버렸다. 우주가 태어나기 직전의 거대 에너지 상태 즉 ‘빅뱅이 일어나기 직전’의 축소판이 된 것이다.
유 교수는 “세 개의 반입자가 뭉쳐 만들어진 반원자핵이 발견된 것은 세계 최초”라며 “카드 게임에 빗대면 확률적으로 희귀한 로열 스트레이트 플러시가 뜬 셈”이라고 말했다. 반원자핵은 수천억분의 1초 만에 붕괴하며 사라졌지만 자신의 흔적을 검출기 안에 남겼다. 유 교수는 “이 현상은 2007년에 처음 발견됐으며 2008년 하반기부터 분석이 시작돼 이번에 논문으로 나왔다”며 “당시 연구원들 모두 ‘어떻게 이런 게 나올 수 있나’ 하고 신기해했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와 이 교수, 최경언 씨(박사과정)는 스타 연구그룹 안에서 중이온 충돌 실험 검출기 개발과 데이터 분석에 참여했다.
○ 끈적거리는 액체 같은 초기 우주
가속기 안에서 순간적으로 생겨났다 사라진 이 입자가 왜 중요한 걸까. 빅뱅 이후 태어난 우주의 첫 모습을 밝히고 물질의 신비도 벗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지금은 존재하지 않지만 빅뱅 이후 만들어진 첫 물질 중 하나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셈”이라며 “우주의 진화와 물질의 탄생을 열 수 있는 열쇠를 발견한 것”이라고 비유했다.
한때 빅뱅 이후 첫 우주는 기체에 가까운 플라스마 상태여서 초기에 만들어진 입자들이 자유롭게 움직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유 교수는 “요즘에는 첫 우주가 매우 끈적끈적한 액체와 비슷한 상태였을 거라고 많이 생각한다”며 “이번 연구는 그것을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교수에 따르면 초기 우주에서는 수많은 입자들이 강하게 상호작용을 하며 서로 얽혀 존재한다. 이 중에는 마치 패거리처럼 떼를 지어 다니는 반입자들도 생겨났다. 이들이 뭉치는 바람에 ‘반양성자 반중성자 반초입자’가 결합한 ‘반원자핵’이 태어났고 이번에 가속기 안에서도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우주 초기에는 기묘한 형태의 원자들이 많이 만들어졌을 것”이라며 “이번 발견은 그들을 관찰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 교수는 “만일 반입자가 더 많이 살아남아 지금의 우주를 만들었다면 비유적으로 표현해서 원자핵은 마이너스 전하, 전자는 플러스 전하를 띠게 됐을 것”이라며 “우리 우주와 다른 차원의 또 다른 우주에서는 반입자로 만들어진 우주도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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