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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폭 넓히는 鄭, 丁넘어 당권 넘보나

입력 | 2010-03-03 03:00:00

오늘 방미 외곽조직 챙기기
이달말엔 손학규와 회동 예정
중진들에 “당권 재도전” 밝혀
공천방식 싸고 주류와 대립각




민주당에 복귀한 정동영 의원(사진)이 대외활동 폭을 넓히면서 영향력 복원에 나서고 있다.

정 의원은 3일 미국으로 출국해 10여 일간 머무르면서 외곽 조직인 한민족경제비전연구소(한경연) 미국 내 조직을 추스를 계획이다. 한경연은 정 의원이 미국에 체류 중이던 지난해 3월 미국에서 출범했으며 워싱턴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17개 지부가 있다. 정 의원은 곧 한경연 서울본부를 구성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1일 전북 전주시 리베라호텔에서 1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경연 전북본부 창립총회에는 전북지역 기초단체장 및 교육감 출마 희망자가 대거 참석했다. 한경연 전북본부는 정 의원과 함께 복당한 신건 의원이 이사장을, 무소속 유성엽 의원이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정 의원은 미국에서 돌아온 뒤인 이달 말엔 손학규 전 대표와 회동할 계획이다. 정 의원은 지난달 복당 직후부터 손 전 대표의 당 조기 복귀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세균 대표와 정 의원을 축으로 하는 계파 간 세(勢) 대결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이미 당의 텃밭인 호남지역의 지방선거 후보 선출 방식을 둘러싸고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달 16일 광주시당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 대표 등 주류 측이 ‘호남 물갈이’를 기치로 도입을 추진 중인 ‘시민공천배심원제’에 대해 “국민참여경선이 원칙이라고 생각한다”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정 의원과 비주류의 영향력이 강한 전북과 전남은 최근 국민참여경선 방식으로 기초단체장 후보를 선출하기로 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시민공천배심원제를 입안한 정 대표 측 최재성 당 경선관리본부장은 1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정 의원이 국민경선을 주장하는 것은 자신의 팬클럽인 ‘정통들(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끼리의 조직 경선을 하자는 것”이라며 정 의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6월 지방선거 직후 치러질 7월 전당대회에서의 정(丁·정세균)-정(鄭·정동영) 대결이 가시화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 대표는 당내 중진들과 연쇄 접촉해 당권 재도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당권 도전을 입에 담을 시기는 아니지만 기정사실화할 경우 어림잡아 20여 명의 의원이 ‘내 일’처럼 발 벗고 나설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