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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학번 우리야,우리!

입력 | 2010-02-25 03:00:00


야구, 81-92학번이 대표주자
女골프, 88년생 세리키즈 두각
男농구, 82학번들 인기 이끌어


 


2007년 3월 한국체대의 학보에는 ‘환영한다∼. 후배야. 대학생활의 첫걸음’이라는 화보기사와 함께 07학번 신입생 명단이 실렸다.

242명의 체육학부에는 밴쿠버 겨울올림픽의 영웅 삼총사로 떠오른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의 이름도 있다. 같은 날 대학문에 들어간 동기 3명이 출전만으로도 영광이라는 올림픽에서 금 3개, 은 2개를 합작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들은 처음 스케이트를 접한 초등학교시절부터 10년 가까이 인연을 맺어 왔다.

국내 스포츠에는 이처럼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이름을 날린 ‘황금 학번’들이 등장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야구에는 1973년에 태어난 92학번이 대표적이다. 임선동 조성민 손경수 박찬호 손혁 차명주 염종석 박재홍 등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최근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로 팀을 옮긴 박찬호는 고교시절 오히려 다른 동기들에 밀려 지명도가 떨어졌을 정도였다. 1958년생인 최동원 김시진 김용남은 마운드에서 트로이카를 이뤘고 이만수와 김성한은 라이벌 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81학번도 대단했다. 선동열 이순철 정삼흠 이종두 김형석 박흥식 김용국 등이 투타에서 맹활약했다.

여자골프에서 1988년에 태어난 ‘세리 키즈’는 필드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라 세대교체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상금왕 신인상 공동 다승왕을 휩쓴 신지애를 비롯해 최나연 김인경 박인비 오지영 김송희 등이 그들이다. 나이는 한 살 많아도 이들과 나란히 2007년에 대학에 입학한 최나연도 여기에 포함된다.

프로농구 1, 2위를 다투고 있는 모비스 유재학 감독과 KT 전창진 감독은 82학번 동기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함께 다녔다. 여자프로농구 금호생명 이상윤, 국민은행 정덕화 감독도 이들과 동기다. 농구 코트에서 1973년 소띠 동갑인 우지원 김병철 김훈 전희철 등은 아마추어 농구대잔치와 프로무대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축구대표팀의 이청용은 1988년생, 기성용과 구자철은 1989년 1, 2월에 태어난 절친한 동갑내기. 이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출전의 부푼 꿈을 키워가고 있다.

우수한 또래가 많다 보면 어려서부터 안 지려고 노력하게 되고 서로에게 동기 부여가 된다. 우정과 경쟁은 그들을 정상으로 이끈 원동력인 셈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