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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반 섹시패션은 2000년대 여성상

입력 | 2010-02-24 03:00:00

■ 역대 女메달리스트로 본 피겨패션 변화
1930년대 평상복 같은 유니폼
1960∼70년대 단순-투박한 복고풍
1980년대 장식-색상 화려하게




피겨 여자 싱글 종목이 달리 ‘겨울올림픽의 꽃’이 아니다. 영화제 레드 카펫을 밟는 여우주연상 후보들처럼 올림픽 무대에 나서는 여자 피겨 선수들은 유니폼의 패션으로 자신의 아름다움을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1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의상이 마음에 들지 않아 시즌 중 새로 교체하는 경우도 많다.

여자 피겨의 패션은 평상복의 연장→복고풍의 클래식함→화려한 장식의 선호→절제된 화려함→섹시미의 추구로 변화돼 왔다. 이들의 패션은 곧 그 시대 사회에서 보는 여성상의 반영이기도 했다.

여성복 패션디자이너 송자인 씨(37)와 간호섭 홍익대 패션디자인과 교수(41)의 도움을 받아 역대 올림픽 여자 싱글 메달리스트들을 통해 피겨 패션의 변화를 살펴봤다.

○ 스케이트화만 벗으면 평상복
196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선수 유니폼은 평상복에 더 가까웠다. 1932년 레이크플래시드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프리치 버거(오스트리아)의 복장은 스케이트화만 일반 구두로 갈아 신으면 당장 시내를 활보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

1940∼50년대 초반까지는 제2차 세계대전(1939∼1945)의 영향으로 서구의 전반적인 패션이 간결하고 단순했다. 당시 피겨 선수들도 이 영향을 받았다. 1948년 생모리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바버라 앤 스콧(캐나다)의 복장은 심플한 원피스 형태. 당시는 단정한 복장에 분홍색이 많이 사용돼 그 시대 여성상을 반영했다. 운동복으로서의 기능이 부각된 것은 1950년대 중반부터다. 치마가 짧아졌고 얇은 소재의 옷감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1956년 이탈리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텐리 올브라이트(미국)의 복장은 미국 대학 치어리더의 복장을 연상케 한다.

○ 피겨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발전
1960∼70년대는 심플하면서 투박한 복고 스타일이 사회 전반적으로 유행하던 시기. 피겨 선수들도 한두 가지 톤의 수수한 디자인을 선호했다. 1972년 삿포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베아트릭스 슈바(오스트리아)의 유니폼은 옷깃(칼라)을 넣어 세일러복 느낌을 준다. 여자 피겨 선수들의 복장이 일상에서 탈피해 피겨 고유의 스타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다. 점점 화려해지던 스타일은 1980년대 중반 절정에 이른다. 1980년대에 올림픽 2연패를 한 카타리나 비트(독일)의 의상은 화려한 장식과 색상으로 마치 무도회에 참석한 무희를 연상시킨다.

○ 기능성의 극대화와 섹시미의 등장
2000년대에 들면 거추장스러운 장식 대신 소재 표면에 반짝이는 금속이나 자수로 포인트를 주는 세련된 스타일로 발전한다. 기능성이 극대화돼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이리나 슬루츠카야(러시아)는 전신수영복 같은 파격적인 스타일도 선보였다. 최근의 가장 큰 특징은 섹시미의 강조. 김연아가 올 시즌 영화 007 주제가에 맞춰 선보인 쇼트프로그램 의상은 블랙 톤의 단순함으로 모던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치마의 옆을 트고 어깨 끈을 하나로 표현해 섹시미를 강조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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