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 43m², 매매 2억3000만원 ― 전세 1억6500만원=6500만원1년간 전세가 크게 오르면서매매가 근접 아파트 늘어나“대단지-역세권 매물 골라야”
전세가가 매매가에 근접할수록 실제로 마련해야 하는 돈은 줄어든다. 최근 전세가 급등으로 인해 지난해 총부채상환비율(DTI)대출 규제 확대로 자금줄이 끊긴 수요자로서는 전세금 정도의 돈으로 집을 장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 측은 “특히 최근 1년간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높아져서 전세를 끼고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의 비용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 1억 원 미만으로 서울에 집 장만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특히 높은(40% 이상) 곳은 지난해 2월 21일 기준 서울에서 10곳이었으나 이달 22일에는 18곳으로 늘었다. 특히 서울 강남, 용산, 강동, 송파 등 지난해 20%대에 머물던 지역의 전세가율도 올해 들어 30% 수준으로 올랐다. 스피드뱅크 조민이 리서치팀장은 “이들 지역에서 잘만 고르면 1억 원 미만으로 서울에서 집을 장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주상복합 ‘대우디오빌’의 경우 공급면적 52.89m²형의 평균 매매가는 1억9250만 원. 여기서 평균 전세가(1억2500만 원)를 빼면 약 6750만 원에 집을 살 수 있는 셈이다. 매매가 2억3000만 원인 서초구 서초동 ‘더 샾 서초’(공급면적 42.97m²)의 전세가는 1억6500만 원. 이곳 역시 약 6500만 원으로 집을 장만할 수 있다.
○ 유망 지역에 투자할 경우 재테크 효과도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학군 수요가 많거나 지하철 개통이 예정된 지역에서 잘 골라 전세를 끼고 집을 사면 안전하게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방법으로도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 이사가 추천하는 대표적인 인기학군의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효성 아파트’. 이 아파트의 전용면적 76m²형 매매가는 4억7500만 원이지만 전세가가 2억2000만 원이어서 전세를 끼고 2억5500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 1999년 9월에 입주한 이 아파트는 지하철 3호선 대치역과 분당선 한티역을 이용할 수 있다. 인근에 롯데백화점 등 편의시설이 있고 휘문중, 휘문고, 단대부고 등 학군도 좋아서 전세 수요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닥터아파트 측 설명이다.
강동구 명일동 ‘삼익 그린 2차’ 역시 96m²형을 전세 끼고 약 1억6759만 원에 장만할 수 있는 아파트. 지하철 5호선 명일역과 고덕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으며 홈플러스, GS마트, 방죽공원을 비롯한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단지 내에 위치한 고명초등학교를 비롯해 명원초등, 배재중, 배재고, 명일여고 등 학군도 좋다는 평가다.
○ 비교적 새 아파트 골라야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장 입주를 하지 않아도 되는 신혼부부나 가점이 낮아 신규 청약이 어려운 ‘갈아타기’ 수요자들에게 전세를 끼고 집을 살 것을 권한다”고 입을 모은다.
구입한 주택의 전세기간이 만료된 뒤 기존 집을 팔거나 전세금을 받아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높은 전세가 비율이 덫이 될 수도 있다. 조민이 팀장은 “전세가율이 높다는 말은 반대로 매매가가 잘 오르지 않는다는 뜻도 된다”고 설명했다. 구매 가치가 낮기 때문에 사람들이 해당 지역에 집을 구입하기보다는 잠시 전세로 살려고 해 시세차익을 노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조 팀장은 “가급적 새 아파트, 대단지, 역세권 등의 요소를 갖춘 곳에서 매물을 찾아볼 것”을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