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뉴욕 양키스와 120만 달러(옵션 30만 달러 제외)에 계약을 체결한 박찬호가 22일 자신이 운영하는 피트니스클럽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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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120만 달러(13억 7700만원)에 성적 보너스 30만달러(3억 4400만원) … 우승전력 양키스“불펜 베테랑 적임자”
박찬호(37)가 뉴욕 양키스에서 2010년 운명을 걸기로 했다. 박찬호는 22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봉 120만 달러, 성적에 연동된 보너스 30만 달러에 1년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처음엔 원 소속팀 필라델피아가 끈질긴 구애를 했고, 막판엔 시카고 컵스와 탬파베이가 달려들었으나 박찬호는 양키스의 프러포즈를 받아들였다. 사랑이 아닌 이상, 무릇 맺어짐엔 이유가 따른다. 박찬호와 양키스의 동거 역시 상호 이해관계의 일치에서 풀이할 수 있다.
○박찬호는 왜 양키스를 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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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미 야구공 하나로 아메리칸드림을 이룬 박찬호에게 돈은 더 이상 제1옵션이 아니다. 월드시리즈 우승반지야말로 절대반지처럼 갖고 싶을 터다. 그 욕망에 가장 근접한 팀이 양키스다. 선발을 제안한 컵스를 내친 것도 그래서다.
현실적으로도 박찬호는 계약 타이밍을 실기한 면이 있다. 필라델피아의 조건이 275만 달러까지 올라갔는데도 거절했고, 그 뒤부터 시간은 박찬호 편이 아니었다. 어차피 만족할 금액을 받지 못하는 상황까지 몰린 이상, ‘조금 덜 받아도 핀 스트라이프’란 ‘양키스 프리미엄’을 택한 셈이다.
○양키스는 왜 박찬호를 택했을까
양키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이 아니면 실패’라고 규정하는 팀이다. 이런 데서 박찬호를 영입한 사실은 곧 쓸모를 인정했다는 의미다. 그 쓰임새는 불펜에서다. 송재우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은 “양키스는 2009년 월드시리즈 우승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고 평했다. 마쓰이, 자니 데이먼, 멜키 카브레라 등 외야진이 떠났어도 커티스 그랜더슨, 랜디 윈을 데려와 누수가 없다. 올스타 내야진과 마운드는 건재하다.
단 선발과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 사이를 이을 불펜은 양키스의 해묵은 숙제다. 특히 우완 셋업 필 휴즈와 조바 챔벌레인 중 한 명이 제5선발로 가야 된다. 불펜에 베테랑이 없는 점도 불안요소다. 이 공백을 메울 적임자로 박찬호가 지목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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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와 양키스의 결합, 서로의 의도는 달라도 목적은 일치한다. 월드시리즈 우승, 박찬호가 기꺼이 ‘호랑이굴’로 들어가는 이유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