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성 장군 출신인 고인은 워터게이트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사태 수습을 주도하는 등 제럴드 포드, 로널드 레이건 정부 등 미국의 3개 행정부에 걸쳐 고위직을 지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최고의 군인이자 외교관으로서 평생을 바친 위대한 미국인”이라고 애도했다.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소위로 임관한 헤이그 전 장관은 1949년 일본 점령군이었던 미 8군에 배치돼 군 생활을 시작했다. 6·25전쟁 중에는 더글러스 맥아더 유엔군 사령관의 수행장교로 발탁돼 인천상륙작전과 중공군과의 전투에도 참전했다. 또 레이건 정부 출범 당시 초대 국무장관으로 1980년대 초반 역동의 한미관계를 조율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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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81년 3월 31일 레이건 대통령 저격 사건 직후 백악관 기자들 앞에 나와 “부통령의 귀환을 기다리면서, 지금으로서는 (국무장관인) 내가 백악관을 통제하고 있다”고 한 언급으로 회자됐다. 그러나 대통령 유고 시 권력승계 서열 4위였던 당시 그의 말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