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19일(한국시간) 밴쿠버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1000m 금메달은 세계랭킹 1위 크리스틴 네스빗(25·캐나다)의 차지였다.
18일 남자 1000m 금메달 역시 세계랭킹 1위 샤니 데이비스(28·미국). 여자 500m 금메달리스트 이상화(21·한체대)는 1000m에서 23위를 기록했다.
○500m보다 의외의 승부 적은 100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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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009년 11∼12월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1∼5차 월드컵에서 남자 500m는 4번 열렸는데 매번 우승자가 바뀌었다. 반면 4번 열린 1000m에서는 모두 데이비스가 1위를 차지했고, 5번 열린 1500m에서도 데이비스가 4번이나 결승선을 가장 빨리 통과했다.
여자부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1∼5차 월드컵에서 500m와 1000m는 4번씩 열렸는데, 1000m의 왕관은 모두 네스빗의 것이었다. 500m는 밴쿠버올림픽에서 이상화에 이어 은·동을 나누어 가진 예니 울프(31·독일)와 왕베이싱(25·중국)이 각각 2회 우승으로 양분했다. 이상화의 500m 시즌랭킹은 3위였다.
이 통계는 데이비스와 네스빗의 뛰어난 경기력을 입증함과 동시에, 500m 승부는 당일 컨디션에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규혁(32·서울시청)이 출국 전 “500m는 세계랭킹 10위권 이내의 선수라면, 어느 누가 금메달을 따도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모태범, 1500m 메달을 노릴 수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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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종목이 1000m인 모태범(21·한체대)은 500m와 1500m에서 모두 멀티 입상이 가능하다는 평이다.
실제로 2009년 12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ISU 5차 월드컵 남자 1500m에서 모태범은 데이비스, 채드 헤드릭(33·미국)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건 적이 있다. 1∼2차 월드컵에서 15위권 밖에 있던 것을 고려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체육과학연구원(KISS) 윤성원(54) 박사의 분석도 희망적이다.
윤 박사는 “1000m 레이스 직후 모태범이 다른 선수들과 달리 동적회복을 잘 수행하는 모습에서 지구력이 뛰어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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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역시 막판 레이스 운용. 1000m 레이스에서도 모태범은 막판 스퍼트에서 데이비스에 뒤지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윤 박사는 “일단 1100m까지는 모태범이 뒤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후에 힘을 다 쏟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예상했다. 금·은·동 사이클링 메달에 도전하는 모태범의 1500m 레이스는 21일 열린다.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