諒은 貞과 달리 義에 온전히 부합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諒의 자세를 지닌다면 선비로서 아랫길은 갈 수 있지 않을까? ‘子路(자로)’에서 공자는 선비를 세 등급으로 나누었는데, 첫째 부끄러움을 알아 자신을 단속하고 외국에 나가 사신의 重任을 수행하는 선비, 둘째 일가친척이 효성스럽다 일컫고 한 마을 사람들이 공손하다 일컫는 선비에 이어, 말에 신의 있고 행동에 과단성 있는 소인을 셋째 부류라고 인정했다. 곧 “言必信(언필신)하며 行必果(행필과)가 갱갱然小人哉(갱갱연소인재)나 抑亦可以爲次矣(억역가이위차의)니라”고 했다. 말이 반드시 신의를 지키고 행동이 반드시 과단성을 지님은 돌이 서로 부딪치는 듯한 소리를 내는 소인이라 하겠는데, 그나마 선비의 맨 아래 부류일 수는 있다고 한 것이다.
君子는 흔히 黃河의 중류에 있는 砥柱石(지주석)처럼 시대의 혼탁한 흐름에도 휩쓸려 가지 않고 毅然(의연)한 인물을 가리킨다. 이에 비해 작은 信義를 지켜 융통성 없는 사람은 小人일 따름이지만 그렇더라도 여전히 인간적인 미덕을 지닌 사람이다. 信義마저 없다면 그런 사람을 우리는 무어라고 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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