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머니, 추워서 그런지 떡이 굳었어요” “그럴 땐 반죽하듯이 손으로 펴주면 돼. 그럼 부드러워져.” 2일 오후 1시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동 제일시장. 고려대 서어서문학과 2학년 유승연 씨(22·여)의 질문에 노점상 황성분 씨(65·여)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영하 10도에 가까운 추운 날씨였지만 두 사람은 마치 모녀처럼 다정하게 떡볶이를 만들고 어묵 국물을 우려냈다. 유 씨는 이날로 4일째 제일시장 내 떡볶이 노점인 ‘옛집’에 출근하고 있다. 얼핏 평범한 ‘알바생’으로 보이지만 유 씨는 어엿한 컨설턴트로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제일시장 활성화를 위해 ‘100일 프로젝트’를 시작한 5개 대학 연합동아리 ‘젊은 도전’ 팀원 중 1명으로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대학연합동아리 ‘젊은 도전’, 의정부 제일시장 컨설팅]
이야기가 흐르는 노점, 떡볶이 소재 클럽 파티 등
“바꿔 바꿔” 100일 대장정
○ 전통과 젊음의 만남
2일 경기 의정부시 제일시장 내 떡볶이 노점 ‘옛집’에서 고려대생 유승연 씨(왼쪽)와 주 인 황성분 씨가 함께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의정부=이성호 기자
우선 떡볶이점 등 대표적인 점포 4곳을 선정해 명소화하는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역사와 철학, 이야기가 있는 점포를 만들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먹고 놀다 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와 함께 떡볶이와 전통주를 소재로 한 클럽 파티 등을 열어 젊은 손님을 유치할 계획도 추진 중이다. 660여 개 점포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시장지도를 만들고 스타 요리사를 초청해 요리 강습도 열 예정이다.
광고 로드중
[안양대 학생들 중앙시장에 식당 열어]
작년 빈점포 창업팀 결성, 상인들 손맛 노하우 배워
온라인 마케팅 등 새 바람
○ 새로운 산학협력 모델
2일 경기 의정부시 제일시장 내 떡볶이 노점 ‘옛집’에서 고려대생 유승연 씨(왼쪽)와 주 인 황성분 씨가 함께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의정부=이성호 기자
안양대 무역유통학과 4학년 김동욱 씨(25)는 후배들과 함께 4일 안양시 안양4동 중앙시장에 40m²(약 12평) 규모의 식당 ‘민들레 쉼터’를 열었다. 이곳에서는 가락국수와 주먹밥, 커피, 녹차 등을 판매한다. 가격도 주먹밥 1000원, 가락국수 2500원 등으로 저렴하다.
젊은 손님을 유치하기 위해 식당을 찾는 손님들의 사진과 동영상을 웹 블로그와 카페에 올리는 온라인 마케팅을 실시한다.
광고 로드중
이처럼 대학생들이 전통시장에 눈길을 돌리는 데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안양시 관계자는 “전통시장과 대학생들의 만남은 새로운 산학협력의 모델이 될 것”이라며 “취업난을 겪고 있는 대학생과 불황을 겪고 있는 전통시장 모두에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