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들이 급증하는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침체에 빠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지출을 늘린 결과다. 적자를 줄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 “향후 7년 동안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최대 난제는 국가부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국가안보 위협까지 간 미국
美 눈덩이 재정적자에 비상
국채 찍어내며 메우는 상황… 신뢰위기땐 한순간 추락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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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재정적자와 국가부채가 급증하면서 시장에서는 미국 정부의 국채상환 능력에 대한 신뢰마저 추락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국가부채 7조5000억 달러 가운데 약 절반은 중국 등 외국이 국채 등의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중국 등이 미국의 국채 매입을 꺼리면 당장 금리가 치솟게 되고 미국경제는 한순간에 벼랑 끝으로 떨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부채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일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축소 조치가 추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AAA’ 등급에서 강등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 재정적자 만성화된 일본
日 채무 900조엔 돌파 전망
국민 1인당 706만엔 빚더미… 위기의식 옅어져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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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2010년도 일반회계 예산은 사상 최대인 92조3000억 엔에 이르고 신규 국채발행액도 과거 최대인 44조3000억 엔에 이를 것으로 재무성은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한 경제전문가는 “최근 국제신용평가기관이 일본의 국채 등급을 하향조정하는 등 재정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정작 일본 내에는 위기의식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 유럽도 해결책 없어 초비상
英 올해 적자 GDP 12.5% 예상
佛-獨도 재정정책 딜레마 빠져… 그리스 위기 유로존 파급 우려
유럽은 경기회복이 미국보다도 늦다. 경기침체를 벗어나려면 재정적자가 늘어나고 재정적자를 줄이자니 경기침체가 길어질 우려가 있어 적절한 정책을 찾기는 지난해보다 더 힘들어졌다. 영국 프랑스 독일 중 영국의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영국의 올해 적자규모는 GDP의 12.5%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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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의 재정안정화방안에 따라 두 나라는 2013년까지 적자규모를 3% 이내로 줄여야 할 의무가 있다. 에리크 뵈르트 프랑스 예산장관은 “프랑스는 적자규모를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경기부양에 필요한 예산외의 정부지출은 축소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국민들에게 “독일도 올해는 아니더라도 내년부터는 정부지출 축소에 들어갈 것이므로 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영국은 유로화가 아니라 독자적인 파운드화를 사용하기 때문에 2013년까지 3%로 줄여야 하는 제한은 받지 않는다. 고든 브라운 총리는 “영국은 적자규모를 2011년부터 시작해 4년간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의 상황은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지에서 더 심각하다. 세계 금융시장에 불안을 몰고온 그리스 재정악화는 스페인(GDP의 9.5%), 포르투갈(GDP의 9.3%) 등 다른 유로존 국가들에 파급될 우려를 낳고 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