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첨단냉장고 디자인기술을 중국의 가전업체로 빼돌리려던 협력업체 대표 등이 검찰에 적발됐다.
광주지검 특수부(부장 김재구)는 4일 삼성전자 냉장고 설계도면 등 최신제품 핵심기술을 중국 '하이얼'로 유출하려 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법 위반)로 삼성전자 협력업체인 N사 대표 김모 씨(41)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고교선배 김 씨의 부탁을 받고 핵심기술 파일 2개를 빼내 건넨 혐의(업무상배임 등)로 삼성광주전자 과장 유모 씨(39)를 불구속 기소하고, 달아난 '하이얼' 고문(전 삼성전자 부장) 석모 씨(49)를 수배했다. 이번에 유출될 뻔한 냉장고 관련 기술은 3000억 원 상당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08~2009년 유 씨로부터 파일 2개, 석 씨로부터 파일 118개(연구개발비 1800억 원) 등 파일 120개를 불법으로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또 2005~2007년 삼성광주전자에 파견한 직원들이 노트북컴퓨터를 통해 빼내 온 냉장고 마케팅 및 하자관리 매뉴얼 등 대외비 파일 89개(연구개발비 376억 원)를 불법 취득한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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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구 부장검사는 "이들은 홍콩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장기간 포괄적 기술자문 형식으로 핵심기술을 빼내려는 단계에서 수사가 시작되자 미수에 그쳤다"며 "예상피해액은 삼성전자 측의 연구개발비 및 관리비 등을 참고해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