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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워홀의 위대한 세계’전]20세기 천재의 초상

입력 | 2010-02-02 03:00:00


ⓒ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


아인슈타인 (리넨 위에 아크릴, 실크스크린 잉크·101.6X101.6cm·1980년)

‘20세기 유대인 10인의 초상’ 시리즈 중 하나다. 1980년대 워홀은 현재에서 과거로 관심을 옮기면서 ‘유대인 천재들’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상대성 이론’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을 비롯해 이스라엘의 여성 총리 골다 메이어, 작가 프란츠 카프카, 작곡가 조지 거슈윈, 법률가 루이스 브랜다이스, 코미디언 막스 브러더스 등의 초상화가 이 연작에 포함된다.

제작 과정은 1960년대 초에 제작한 메릴린 먼로와 엘비스 프레슬리의 초상화와 비슷한 방법으로 이뤄졌다. 자료와 사진 도서관을 샅샅이 뒤져 적합한 이미지를 찾아낸 뒤 포토 실크스크린 이미지 위에 얼굴 윤곽과 대충 비슷하게 드로잉을 그려 넣었다. 원색 혹은 흑백 등 각기 다른 식으로 명암 대비를 드러낸 인물 이미지에 통일적 분위기를 부여한 것이다.

역사적으로 기념할 만한 모든 것에 열광한 워홀. 뉴욕 유대인박물관에서 이 연작을 선보였을 때 평가는 엇갈렸다. “상업성이 진하게 풍긴다”는 비판도 제기됐으나 수집가들 사이에선 인기가 높았다.

생전에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사진을 찍으러 온 초상 사진가 유서프 카시에게 말했다. “만약 인류가 조화를 이루는 해결책을 찾는 데 실패한다면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차원의 파멸이 닥칠 것입니다.”

카시는 물었다. 그렇다면 인류가 미래의 희망을 가지려면 어디에 의지해야 하는가. 세기의 지성은 담담히 대답했다.

“우리 스스로에게.”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