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DBR]지속가능 혁신? 집단지성 활용하라

입력 | 2010-01-30 03:00:00

천재 한 명의 개인역량보다
집단의 생각 - 경험 모이면
기대 이상의 시너지 창출




한 사람의 천재가 수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성공한 리더나 혁신가에 대한 학자들의 연구 결과는 이와 다르다. 한 명의 천재가 그 자신만의 능력으로 혁신한 사례는 드물었다. 오히려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창의력을 배가시킨 사례가 훨씬 많았다.

다른 사람들과의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한 사람의 천재가 만들어낸 아이디어보다 훨씬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드는 게 바로 집단지성이다. 집단지성을 잘 활용하면 천재급 인재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낮추고 조직 전체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21세기 새로운 경영 환경에서는 핵심 인재 한두 명에 의존하기보다 집단 전체의 역량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집단지성의 힘을 간과한 항우와 칼리 피오리나

한나라의 항우는 귀족 출신으로 무예가 출중했고 머리도 뛰어났다. 하지만 그는 농민 출신에다 자신보다 여러 면에서 부족한 유방에게 패했다. 항우의 충신인 범증은 ‘유방은 위험한 존재니 제거해야 한다’고 여러 번 간언했지만 항우는 이를 무시했다. 반면 유방은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무장 한신과 책사 장량을 항상 곁에 두고 활용했다.

HP의 전 최고경영자(CEO) 칼리 피오리나도 마찬가지다. HP는 설립 이후 격의 없이 의사소통을 하고 다른 부서원들과 협력하는 문화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피오리나는 토론보다는 회의를 선호했다. 또 직원들과 만나기보다 투자자에게 사업 계획을 설명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컴팩과의 합병 과정에서 대규모 감원까지 실시하자 직원들은 그에게 등을 돌렸다. 여기에 실적 부진까지 겹쳐 CEO에서 물러나야 했다.

○ 집단지성 활용한 마스터카드와 시스코

이미 일부 기업들은 집단지성을 통해 상당한 성과를 냈다. 마스터카드는 지난해 전 세계를 7개 지역으로 나누고 전문가들이 해당 지역의 기술 및 소비자 동향 등을 연구하는 ‘역동적 전략’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들은 1년에 2번씩 본사 임원들과 모여 지식도 공유한다. 마스터카드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들이 휴대전화를 이용한 비용 지불 방식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경쟁사보다 빨리 이를 사업으로 연결했다.

시스코는 집단 의사결정 시스템을 도입해 좋은 성과를 냈다. 시스코의 존 체임버스 회장은 회사의 주요 투자 의사결정에 거의 참여하지 않는다. 대신 투자위원회를 두고 총 10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 안건들에 대한 의사결정을 맡긴다. 투자위원회 밑에는 투자소위원회를 두고 10억 달러의 투자 안건들을 심의하게 한다. 한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한 의사결정을 통해 의사결정의 속도, 품질, 유연성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다.

○ 조직 운영 전반의 변화 모색해야

집단지성이 활발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팀 리더의 역할, 성과 평가 및 보상체계, 스트레스 관리 등 조직 운영의 대대적 변화가 필요하다. 일단 팀 리더가 기존 조직의 리더와 달라야 한다. 팀원들을 이끌고 관리하기보다 팀원의 한 사람으로서 업무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게 더 중요하다.

평가 및 보상체계도 바꿔야 한다. 팀워크는 집단지성을 이끌어내는 핵심 요소이므로 상사보다는 동료의 평가에 더 큰 비중을 둬야 한다. 보상체계도 개인 단위의 성과급 차별화가 아니라 조직단위별 성과급을 적용해야 한다. 상명하복의 조직 문화가 강할수록 집단지성을 활용하기 어렵다. 전통적으로 연장자를 중시하고 직급에 따른 별도의 호칭을 쓰는 조직일수록 환골탈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현아 타워스왓슨 상무 Hyuna.Choi@towerswatson.com

정리=하정민 기자 dew@donga.com

국내 첫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50호(2010년 2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Harvard Business Review/Strategy Tools for a Shifting Landscape

단어는 숫자보다 강력하다. 단어를 활용하면 기업은 변화의 근본적인 원인에 집중하고, 지속적으로 전략을 수정해나가며 비즈니스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수 있다. 사람들은 대개 숫자, 지도, 도표보다 단어를 더욱 잘 이해한다. 따라서 대본 형태로 전략을 수립하면 직원들의 상상력을 북돋울 수 있다. DBR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1, 2월호에 실린 ‘Strategy Tools for a Shifting Landscape’를 전문 번역했다.

▼트렌드 돋보기/앱스토어 성공 부른 ‘후광 효과 전략’

앱스토어를 향해 돌진하는 사업자들은 애플에는 후광 효과를 볼 수 있는 아이폰이라는 획기적 제품이 있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사업자들은 자신이 가진 서비스나 제품이 앱스토어와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른 서비스나 제품과 연계되지 않으면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는 애플의 그것만 못할 것이다.

▼CEO를 위한 인문고전 강독/ 누구나 자신만의 언어로 이야기한다

비트겐슈타인은 그의 저서 ‘철학적 탐구’에서 “어떤 낱말이 어떻게 기능하느냐는 추측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 낱말의 적용을 주시하고, 그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트겐슈타인에 따르면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고유한 언어 규칙을 따르고 있다. 상대방이 어떤 삶의 문맥을 갖고 이야기하는지 섬세하게 읽어내야 한다. 자신의 문맥에 따라 상대방의 이야기를 재단하는 순간 오해와 갈등은 불가피해진다.

▼High-Tech Marketing Solution/‘구색’으로 전락한 충성도 프로그램 확 바꿔라

성공적인 충성도 프로그램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경쟁 상품보다 매우 크고 △고객이 충성도 프로그램의 가치를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고 △차별화된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비용 구조를 갖춰야 한다. 충성도 프로그램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그 목적과 목표 고객군, 판단 지표를 명확히 하고, 소비자가 느끼는 주관적 혜택을 감소시키는 ‘소멸성 혜택’은 피하는 게 좋다.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