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 “모든 사람 챙기려다 자주 발언 뒤집어”간 부총리 “우주인 총리라 지구인과 뉘앙스 다를뿐”
하토야마 총리는 지난해 9월 집권 이후 숱한 ‘설화(舌禍)’를 자초했다. 최근 불법 정치자금 문제로 도쿄지검 특수부와 대립하고 있는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간사장에 대한 지지와 철회 발언은 대표적인 사례. 그는 오자와 간사장이 특수부와 전면전을 선포한 16일 “오자와 간사장을 믿는다. 끝까지 싸워 달라”며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행정수반으로서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는 비난이 쏟아지자 바로 다음 날 “검찰을 비판한 게 아니다”며 꼬리를 내렸다. 오자와 간사장의 전 비서인 이시카와 도모히로(石川知裕) 의원이 체포됐을 때는 “기소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가 역시 다음 날 발언을 취소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지난해 11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후텐마(普天間) 미군비행장 이전 문제를 빨리 결정하겠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연내 결정을 약속한 적이 없다”며 말을 뒤집어 미국 측으로부터 ‘배신’이라는 혹평까지 들었다. 그의 이 같은 가벼운 언사 때문에 내각 내에서조차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궤도를 수정해버리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총리”라며 비꼬는 말이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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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하토야마 총리의 오랜 정치적 동반자인 간 나오토(菅直人) 부총리는 최근 “우주인이라고 불리는 총리이다 보니 같은 말을 해도 지구인과는 뉘앙스가 다른 것 같다”며 “나는 오래 사귀어서 별문제 없다”며 그를 옹호하기도 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