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이동제 따른 고객쟁탈전… 지점 확장-우수인력 스카우트대우, VVIP 특화점으로 포문삼성, 120명 경력채용 맞불현대-신한-KB금융도 가세
대형 증권사들이 자산관리의 핵심지역인 서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에서 치열한 격전을 벌이고 있다. 금융회사 간 경쟁을 촉진하는 자본시장통합법이 올해로 시행 2년째를 맞고 25일부터 펀드판매사 이동제까지 실시되면서 자산관리와 고객 확보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형 증권사들은 돈이 몰리는 강남을 승부처로 삼은 것이다.
○ 돈 몰리는 강남을 잡아라
대우증권은 최근 강남구 역삼동에 자산관리특화점인 ‘WM Class 역삼역’점을 신설하며 ‘강남대전(江南大戰)’의 포문을 열었다. 최상위고객(VVIP)들에게 차별화된 금융종합컨설팅을 제공하도록 전문가 30여 명으로 구성된 초대형 PB지점을 비롯해 3월까지 5개 점포를 추가할 예정이다.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은 “올해는 강남이 시끄러워질 것”이라며 “강남에 지점 수를 크게 늘려 삼성증권의 아성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증권사들도 강남에서 한판 승부를 다짐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최근 송파구 잠실동에 새 지점을 개설했고 신한금융투자는 2월 대치동센트레빌 지점을 여는 등 강남 신설 점포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금융지주회사 우산 아래 있는 증권사들은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KB금융지주는 6일 국민은행 PB센터 내에 증권점포를 두는 ‘BIB(Branch In Branch)’형 복합점포를 강남구 압구정동에 열었고 앞으로 3년 안에 1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강남이 격전지로 떠오른 이유는 펀드판매사 이동제 실시로 기존 고객 유지가 더 힘들어졌기 때문. 이제 한 번 들어온 고객을 잘 모시지 않으면 다른 회사로 빠져나가 ‘판매보수’를 놓칠 가능성이 커졌다. 1조 원 규모인 판매보수 시장은 앞으로 3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문화마케팅, 인재유치 등 전략 다양
증권사들은 강남지역 VIP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고품격 문화행사를 여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사활을 건 인재 스카우트 전쟁도 벌어지고 있다. 송동근 대신증권 강남지역본부장은 “지금 강남은 전투 중”이라며 “신규 점포 개설과 점포 확장을 앞두고 회사마다 강남지역 영업경험이 있는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