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몇 가지 관점에서 전 세계가 합심해 급히 출구전략을 시행함으로써 시장에 불안을 몰고 올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최근 중국의 경기과열 조짐은 강력한 경기부양책의 산물이다. 특히 본래 역동성이 강한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아주 센 약(경기부양책)을 처방했기에 세계에서 가장 빨리 경기과열 논쟁이 제기될 만한 나라였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전 세계 경기를 모두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올해 세계 경제가 당초 기대치보다 개선되고는 있다지만 아직 각국의 실질성장률은 잠재성장률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경기회복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부의 정책에 기댄 측면이 크다. 선진국들이 바로 금리를 올리기에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또 실업률과 같은 주요 민간경기지표가 아직 안심할 단계에 이르지 못한 점도 출구전략의 속도조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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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증시는 올해 전체 증시의 방향을 보여주는 면이 크다. 최근 증시를 뜨겁게 달군 종목은 대부분 얼마 전까지 생소했던 기술주 등 소외됐던 것들이다. 연초 순조롭게만 여겨졌던 증시가 지난주 중국의 움직임에 주춤했던 것은 아무래도 ‘긴축’이 올해 증시의 키워드가 될 것임을 입증하는 일이다. 이 두 가지를 조합하면 연초 주식시장이 투자자들에게 일러주고 싶어 하는 것은 어쩌면 ‘올해는 가능한 한 그간 소외되었거나 성장비전이 있는 주식에 주목하라. 긴축에 대한 우려가 과열을 자주 식혀줄 것이다’가 아닐까. 결국 진정한 과열의 때를 잘 분별하는 것이 올해 가장 중요한 투자 포인트가 될 것 같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