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전지훈련 출발을 하루 앞둔 19일, 기나긴 줄다리기 끝에 거포 이대호와 8%% 인상된 3억9000만원에 새해 연봉 계약을 맺었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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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감”→“동결”→“인상”…상황따라 바뀌는 원칙 비난 자초
매끄럽지 못한 협상 능력이 상처만 남겼다. 자이언츠가 돈은 돈대로 쓰면서 팬들의 비난을 받는 것은 왜 인지, 다시 한번 보여준 셈이다.
롯데는 19일 간판 4번타자인 이대호(28)와 지난해 연봉(3억6000만원)에서 3000만원(8%%) 오른 3억9000만원에 2010년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비록 20일 전지훈련 출발에 앞서 큰 숙제를 푼 셈이지만, 이 과정에서 입은 상처를 생각하면 롯데 입장에선 아쉬울 수밖에 없다. 롯데는 지난 7일 이대호와 가진 첫 협상에서 ‘고액연봉자로서 기대치에 밑돌았다’면서 2000만원 삭감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133경기 전 게임에 출장, 28홈런을 치고 생애 첫 100타점 고지를 밟은 이대호는 자존심이 상했고 결국 “도대체 고액연봉자는 어떻게, 얼마나 더 해야 삭감을 안 당할 수 있느냐”며 이틀간이나 단체 훈련을 보이콧하는 사태까지 빚었다.
이대호가 예상보다 강력하게 나온데다 ‘아무리 돈을 많이 받은 선수지만 고과 1위인데 삭감이란 게 말이 되느냐’는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자 롯데는 곧바로 ‘동결 수준에서 다시 협상을 시작하자’고 입장을 바꿨고 끝내 3000만원을 올려주는 선에서 합의를 봤다. 구단 입장에선 관철시키지도 못할 ‘삭감 방침’을 내세우며 선수의 훈련 불참이라는 잡음을 만들었고, 적잖은 금액을 올려주고도 좋은 소리를 못 듣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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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