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우 4단 ● 주형욱 5단본선 8강 3국 6보(91∼97) 덤 6집 반 각 3시간
하변에서의 치열한 공방이 끝나고 포연이 서서히 걷히고 있다. 이젠 그동안의 상황을 정리하면서 앞으로 국면의 물줄기를 어떻게 이끌 것인지 점검해볼 때다. 특히 하변에서 내상을 입은 흑으로선 진로를 잘 잡아야 역전을 노려볼 수 있다.
흑의 선택으로는 우선 우변 흑 진을 키우며 우상 귀의 뒷맛을 완화시키는 97의 자리가 눈에 들어온다. 탐나는 곳이다. 형세가 유리하다면 당연히 이곳으로 향했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평온한 진행이다. 형세가 불리한 흑으로선 분란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
주형욱 5단은 흑의 약점부터 보강하기로 했다. 일보후퇴로 힘을 비축해 이보전진 하려는 것이다. 흑 91, 93으로 중앙 흑 돌을 단단히 보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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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것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흑에게 빌미를 준 수순 착오였다. 참고도를 보자. 먼저 백 1(실전 96)을 뒀다면 흑은 2로 물러설 수밖에 없다. 이때 백 3(실전 94)이었다면 흑이 꼼짝할 수 없었다. 이 수순을 거꾸로 두는 바람에 흑 97의 반발을 불렀다. 침투한 백을 통째로 잡겠다는 승부수다. 백돌이 쉽게 죽을 모양은 아니지만 흑의 포위망을 뚫고 나가려면 고생 좀 하게 생겼다. 김형우 4단의 스트레스 지수가 확 올랐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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