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스 콤플렉스-호모파베르 초상(homo faber portrait) 김영민. 그림 제공 포털아트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각오를 다지는 데 3일이 걸렸다는 의미도 되고 각오가 3일밖에 유지되지 못한다는 의미도 됩니다. 요즘 세상에서는 대부분 후자의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새해의 각오가 실패로 돌아가면 깊은 좌절감과 절망감, 심지어 자기 모멸감에 시달리며 작심삼일이라는 말을 되씹고 곱씹습니다. 자기 인생의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 단단히 벼르고 각오했는데 실패로 돌아갔으니 깊은 자괴감을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그래서 자포자기 상태로 더 피우고 더 마시고 더 먹고 더 노는 사람도 있습니다.
작심삼일의 핵심은 ‘작심’이라는 말에 있습니다. ‘마음을 만든다’고 생각하니 마음이라는 것이 마치 기계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대상처럼 여겨집니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호모파베르(homo faber·공작하는 인간)’라고 해도 마음까지 내키는 대로 조작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마음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려는 욕망(作)보다 마음(心) 자체를 들여다보는 일이 훨씬 중요합니다. 나는 왜 술에 의존하는가, 나는 왜 담배에 의존하는가, 나는 왜 과도하게 먹으려 하는가, 나는 왜 몸매를 중시하는가, 나는 왜 영어에 집착하는가…. 마음의 뿌리에 분명한 해답이 매달려 있습니다. 그것을 발견하고 이해하고 긍정하고 수용하는 일이 우선입니다. 자신을 제대로 알아야 마음이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또한 길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작심삼일의 실패에 시달리지 말고 오히려 그것의 중요성을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스스로 자기 삶에 변화와 향상을 도모하고자 하는 계획,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고자 하는 의욕이 인간을 위대하게 만들고 또한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작심삼일, 좌절의 통로가 아니라 자기 긍정과 격려를 통한 진화의 관문입니다. 힘!
박상우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