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폐막한 세계 전자박람회 'CES 2010'의 화두 중 하나는 3D TV였다. 3D영화 '아바타'의 세계적 성공과 더불어 이제는 집에서도 TV로 3D화면을 볼 수 있다는 선언과도 같았다. 공교롭게도 CES 2010가 열린 컨벤션센터에서 몇 분 떨어지지 않은 샌즈엑스포센터에서도 화두는 3D TV였다. 다만 '3D TV용 포르노'라는 점이 달랐다.
샌즈엑스포센터에서 CES 2010과 같은 기간에 열린 'AVN 성인연예·오락박람회(AEE)'에 서 포르노업체 '배드걸스 인 3D'는 집에서 TV로 3D 포르노 영화를 볼 수 있는 홈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소개했다. 이 시스템은 60인치 HDTV, 소형 PC, 3D용 안경 2벌 등으로 구성됐고 가격은 3999달러(약 450만원)다. 이 회사의 인터넷 웹사이트와 PC를 연결하면 3D 포르노 작품을 다운 받아 TV로 시청할 수 있다. 현재 이 웹사이트에 비축된 작품은 시간으로 따져서 약 15시간 분량. 앞으로 매주 작품 편수를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웹사이트 회원 등록비는 월 19.95달러(약 2만2000원). 이 회사의 프로듀서 랜스 존슨 씨는 "성인영화업계는 언제나 첨단 기술의 활용을 선도해 왔다"며 "2010년은 3D 포르노의 원년(元年)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 회사 부스에서는 3D 작품을 시연하기도 했다. 내용은 무용복을 잃어버린 무용수가 계속 춤을 추는 간단한 장면이다. 관람객이 기대하는 '은밀한' 장면은 없었다. 미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반응은 그리 뜨겁지 않았다. 사람의 신체가 관람객 눈앞으로 튀어나온다기보다는 핍쇼(peep show)처럼 유리 너머로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이 더 강했다고 한다.
그동안 미 포르노 업계에서는 극장용 3D 포르노 몇 편이 나왔다. 특히 1969년 제작된 '스튜어디스'라는 영화는 2년간 성인영화관에서 상영되면서 2900만 달러(약 326억원)의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