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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예술]한평생 조선 농촌풍경 시로 읊어

입력 | 2010-01-09 03:00:00


◇옥담유고/이응희 지음·이상하 옮김/379쪽·2만5000원·소명출판

‘동짓달에 서리와 눈이 내리니/농가에는 월동 준비를 마쳤다/오지솥에는 콩죽이 끓는 소리/먹으니 그 마시 꿀처럼 달구나….’(‘콩죽’ 중에서)

옥담 이응희(1579∼1651)는 광해군 때 대과 초시에 합격했지만 당시 정치에 실망하고 낙향해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그가 평생에 걸쳐 남긴 시 1050제(題) 속에는 17세기 조선의 향촌생활과 자연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참외라는 이름에서 참의 의미는/그 이치를 내 따져 알 수 있다네/짧은 놈은 당종이라 부르고/긴 놈은 물통이라 부른다지/베어놓으면 금빛 씨가 흩어지고/깎아놓으면 살이 꿀처럼 달지….’(‘참외’ 중에서) 특히 세상 만물을 노래한 ‘만물편’은 백과사전식 저술이 유행하던 당시 흐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시로 백과사전을 저술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음양류 화목류 과실류 곡물류 어물류 등으로 나눠 시를 지었다. 이 책에는 40대 중반까지 지은 시, 함께 출간된 ‘옥담사집’에는 그 이후에 지은 시가 실려 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