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수도권]“혼잡통행료 도입 대신 지하도로 꼭 만들겠다”

입력 | 2010-01-04 03:00:00

■ 오세훈 서울시장 새해맞이 인터뷰




《“신촌과 홍제, 불광 지역 등 서북권을 거점별로 개발할 계획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49)은 지난해 12월 30일 한남대교 남단 전망대 카페인 ‘레인보우’에서 진행된 새해맞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혼잡통행료 제도를 도입하지 않는 대신 교통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 지하도로 건설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오 시장은 3일 오전 7시 20분 새해 첫 업무를 동작대교 남단 ‘한강 플로팅 아일랜드’ 사업 현장에서 인부들과 함께 철근을 옮기고 용접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한남대교 남단 전망대인 ‘레인보우’에서 서북권 개발을 중심으로 한 2010년 시정 목표를 밝히고 있다. 전영한 기자

南北-東西 6개노선 나눠 개발, 5곳은 민간자본으로 건설…지상 교통수요 20% 줄어들것

광화문광장~한강공원 연결, ‘아이리스 관광투어’ 코스 개발… ‘플로팅 아일랜드’ 6월말 완공


○ 서북권 등 개발정책 추진

오 시장은 “불광 거점은 옛 국립보건원 터를 활용해 문화 거점이자 생활경제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촌 일대는 ‘상권 활성화와 대학기반 글로벌 관광 거점’을 주제로 개발할 예정이다. 홍제 일대는 지역 주민들로부터 흉물로 지적받아 온 홍제고가를 철거하고 주변 정비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계속되는 지하도로 건설에 대해서도 강력한 추진 의지를 밝혔다. 서울시는 지하도로 건설을 남북1축 시흥∼도심∼은평, 남북2축 양재∼한남∼도봉, 남북3축 세곡∼성수∼상계, 동서1축 상암∼도심∼중랑, 동서2축 신월∼도심∼강동, 동서3축 강서∼서초∼방이 등 6개 노선으로 나눠 개발할 계획이다. 개통은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교통수요를 줄여 흐름을 좋게 하려고 취임 초에는 도심 혼잡통행료를 도입하려 했죠. 그런데 도심에서 자동차 한 대로 생계를 꾸리는 서민이 너무 많아 혼잡통행료제가 시행되면 엄청난 부담이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민간자본 위주의 지하도로 건설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일정 요금을 지불하고 빠르게 시내를 관통하는 지하도로를 만들면 지상의 교통수요가 20%가량 줄어 소통이 원활해지는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오 시장의 생각이다. 지하도로 6개 노선 중 1개만 시 예산으로 짓고 나머지는 민간 자본으로 지을 것이어서 예산 문제도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오 시장이 3일 오전 찾은 한강 르네상스 사업 중 하나로 추진되는 플로팅 아일랜드 사업은 현재 50%의 공정을 보이고 있으며 3개 섬으로 구성돼 6월 말 완공될 예정이다.

○ ‘아이리스 관광코스’ 나온다

오 시장은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스노보드 대회가 역사성을 훼손한 것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는 지적에 목소리를 약간 높였다. 국내외 170여 개 방송을 통해 광화문광장과 서울의 매력을 알릴 수 있다는 점을 먼저 알아달라고도 했다.

“많은 국민이 광화문광장을 국가 상징 가로로 봐주신 점은 다행이에요. 어떤 분들은 역사성을 강조하고, 다른 분들은 미래지향적이기도 하죠. 저나 서울시에서는 과거와 미래,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만들려는 겁니다. 역사와 역동적인 서울의 모습이 어우러진 그 대회가 서울과 대한민국을 세계에 잘 알려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오 시장에 따르면 올해 초 인기 드라마 ‘아이리스’가 일본에 방영되는 시점에 맞춰 광화문광장과 청계광장, 북서울 꿈의 숲, 한강시민공원, 노을고원, 시티투어버스 등을 연결하는 ‘아이리스 관광투어’ 코스가 개발될 예정이다. 그는 “일자리 창출과 직결되는 도시 마케팅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용산 참사 해결돼 다행”

오 시장은 용산화재 참사가 극적으로 타결된 것에 대해 “사태가 해결돼 다행”이라며 “그동안 ‘오세훈은 뭐 했냐’는 비판이 많았지만 이에 상관없이 나는 종교계 지도자들의 도움 등으로 물밑에서 꾸준히 노력을 기울여 왔고 그 결실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1년 가까이 중단됐던 용산 4구역 재개발 사업은 6월경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용산 국제빌딩 인근 한강로3가 63∼70 일대에서 삼성물산,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등 3개 회사가 35∼40층짜리 건물 6개 동을 지을 예정이다. 완공시점은 2014년이며 내년 10월경 일반분양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오 시장은 “서울시가 공공성을 강조하며 도입한 재개발 공공관리자 제도를 통해 세입자와 원주민이 예전보다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당은 물론이고 한나라당의 경쟁자들로부터 공격받고 있는 오 시장은 ‘숙습난당(熟習難當·열심히 배워 익숙해진 사람은 당해내지 못한다는 뜻)’이란 말을 인용하며 재선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4년간 가장 큰 도시를 맡아 행정 경험과 경륜을 쌓았습니다. 그 경험을 다시 서울 시민들을 위해 돌려 드리고 싶은 생각이고, 누가 적임자인지는 유권자가 판단할 몫입니다. 비판은 겸허히 들으면서 장기전세주택이나 저소득층의 자립 기반을 만들어준 플러스통장, 한강 르네상스 등 시민생활 위주의 정책은 새해에도 변함없이 밀고 나갈 겁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