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만난 박근혜 前대표 “신뢰 없으면 선진사회 못가”

세종시 원안 고수 재확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사진)가 “정치에서 ‘신뢰’라는 보이지 않는 인프라가 없으면 선진 사회로 갈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전날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국회 연구단체 ‘선진사회연구포럼’의 송년회에 들러 이같이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는 이 단체는 한나라당 내 친박(친박근혜)계와 친박연대, 친박 무소속 의원들로 구성돼 있다.

또 박 전 대표는 “우리 사회가 선진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신뢰와 법치 등의 가치가 제대로 지켜져야 한다”며 “선진사회연구포럼이 이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선진국에선 하드웨어적 기능보다는 소프트웨어적 기능이 더 필요하다. 소프트웨어를 더 발전시켜 선진국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신뢰와 소프트웨어 등은 박 전 대표가 항상 강조해 온 것이다. 덕담으로 한 얘기지 특별한 의미는 없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친박계 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신뢰와 소프트웨어를 거듭 강조한 것은 정부의 세종시 수정 방침을 간접적으로 비판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또 다른 참석자는 “내년 1월 11일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앞두고 세종시 원안이 훼손돼선 안 된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송년회에 앞서 선진사회연구포럼은 경남대 심지연 교수로부터 ‘한국 정당정치의 역사’에 관한 강의를 들었다. 이날 행사에는 전체 회원 49명 중 3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