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미래에셋자산운용 공동 분석1990년대 환란직후엔 예금 ‘최고’금융위기 겪으며 안전 선호로 회귀
외환위기 이후 10여 년 동안 주요 재테크 투자자산의 수익성은 시기별로 다소의 기복은 있지만 예금 및 채권→달러→부동산→국내주식→브릭스주식→금 순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1990년대엔 뭐니뭐니해도 예금과 채권이 최고의 재테크 수단이었다. 당시 정기예금 금리는 대개 연 10%를 넘었다. 경제 고도성장기였던 이때 기업들이 돈을 끌어올 곳은 사실상 은행밖에 없었다. 주식시장이 산업계에 자금을 공급하기엔 규모나 질이 그다지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직후에는 정부가 고금리 정책을 펴면서 금리가 최고 연 20%대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LG경제연구원이 2002년에 펴낸 보고서에는 이 같은 시대흐름이 잘 반영돼 있다. 만약 1986년 7월에 1000만 원을 국채 및 정기예금에 거치식으로 투자했다면 2002년 7월까지 각각 560%, 332%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 같은 기간 주식 수익률은 190%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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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은 달러에 투자했다면 돈을 가장 많이 벌었을 시기다. 미국과 일본 경제의 경착륙 우려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이해에 달러를 사 1년 동안 보유했다면 평균 15%가량의 고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그 다음엔 부동산의 시대가 찾아왔다. 2001년 서울 강남지역 부동산을 산 사람은 1년 뒤 평균 30%의 수익을 올렸다. 물론 이 시기 코스피 상승률도 매우 높았지만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뒤에 찾아온 ‘반짝 반등’의 성격에 그쳤다. 곧이어 2003년 카드부실 사태를 맞으며 주가는 다시 곤두박질쳤다.
본격적인 주식투자 시대가 온 해는 해외는 2003년, 국내는 2004년이다. 세계경제 호황과 저금리 기조로 이 시기 주식시장은 전례 없는 황금기를 맞았다. 2003∼2006년의 4년간 해마다 1년씩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주식에 투자했다면 46%, 18%, 43%, 43%라는 초고수익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다.
주식투자의 메리트는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를 계기로 크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2007∼2008년은 달러 약세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 투자가 각광을 받았고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엔 경제위기에 뒤이은 금융 불안과 원화가치 추락으로 달러화, 채권, 예금 등 안전자산의 인기가 부활했다. 10년을 돌고 돌아 다시 나타난 현상이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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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산별로 3년 - 1년단위 평균수익률 산출
수수료-세금 등 제외하고 평가손익만 따져
동아일보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0년 1월(채권은 2001년 1월)부터 매월 투자를 시작해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을 모두 뽑은 뒤 투자자산별로 평균 기대수익률을 산출했다. 가령 3년 수익률은 ‘2000년 1월∼2003년 1월’, ‘2000년 2월∼2003년 2월’ 등으로 시작해 ‘2006년 10월∼2009년 10월’까지 모두 82차례 투자했을 때의 수익률을 평균했고, 1년 수익률은 ‘2000년 1월∼2001년 1월’부터 ‘2008년 10월∼2009년 10월’까지 106차례의 투자 수익률을 평균했다.
국내주식은 코스피를, 브릭스 주식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브릭스 지수를 각각 100% 추종하는 주식형펀드의 성과를 수익률 기준으로 삼았고 채권은 KIS종합채권지수를 복제한 채권형펀드로 수익률을 산정했다.
또 정기예금은 한국은행이 매월 발표하는 ‘예금은행 가중평균 수신금리’(단리)를 따랐으며 부동산은 국민은행의 주택가격지수(전국 및 서울 강남지역 주택 매매)를 기준으로 했다. 이 밖에 금과 달러화 수익률은 국제상품 및 외환시장 지표를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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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의 실제 수익률에 더 근접할 수 있도록 각 투자자산의 연 환산수익률은 매년 수익을 재투자하는 것을 가정해 계산했다. 예를 들어 투자원금 100만 원이 3년이 지나 130만 원으로 늘었다면(3년 수익률 30%) 연 환산수익률은 약 9.14%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