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퇴임전 인사차 방문재판에 영향 줄 말 안할것곽 前사장과는 아는 사이”
인사 청탁을 위해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5만 달러를 줬다고 진술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2006년 12월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한 전 총리를 만나는 자리에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함께 있었다는 검찰 수사 내용과 관련해 정 대표는 21일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수사 내용은) 사실과 다른 게 많다”며 “하나하나 얘기하면 한 전 총리의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내가 말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부분에서 “한 전 총리가 ‘밥 먹으러 오라’고 했고 연말이어서 퇴임 인사차 총리공관에서 밥 한 끼 했던 자리였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는 또 “곽 전 사장과는 아는 사이지만 당시는 (산업자원부 장관) 퇴임을 8일 앞두고 있었고 후임 장관도 발표된 상태였다. 무슨 인사 청탁이 있었겠느냐”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명숙공동대책위원회’의 양정철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짜맞추기 수사’의 출발이 어디인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라며 “18일 한 전 총리의 검찰 조사 때 입회했던 변호인들에 따르면 곽 전 사장은 한 전 총리와의 대질신문이 끝날 무렵 느닷없이 ‘검사님, 저 죽을지 모릅니다. 저 좀 살려주세요’라고 애원했고 담당 검사는 ‘몸을 회복해야 하지 않겠나. 빨리 마무리짓자’는 투로 말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곤혹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검찰 수사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당 대표 이름이 거론된 것은 몹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재선 의원은 “정 대표가 그 자리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번 사건은 당 차원의 사건으로 비화됐다”며 “당으로서는 악재”라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