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 동갑내기 농구스타 이상민(삼성)과 전주원(신한은행)을 지난해 함께 만난 적이 있다. 평일 오후 경기 용인시의 한 패밀리레스토랑에서였다. 이상민은 아줌마 팬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 식사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중고교 시절 그를 따르던 오빠부대가 세월이 흘렀어도 변함없는 애정을 보인 것이다. 전주원은 “상민이가 참 대단하다”며 부러움을 표시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상민의 인기는 전혀 식을 줄 모른다. 이상민은 21일 한국농구연맹이 발표한 올스타전 베스트5 팬 투표 중간집계에서 7만7935표 중 절반에 가까운 3만8206표를 얻어 선두에 올랐다. 이상민은 내년 1월 3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9년 연속 최다 득표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스타전 팬 투표가 시작된 2002년부터 그가 최고 인기 선수의 영광을 놓친 적이 없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를 둔 학부모인 그는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6분 17초를 뛰며 4득점, 3.8어시스트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삼성은 최근 3연패에 빠지며 13승 13패로 6위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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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성인 농구에 데뷔한 것은 연세대에 진학한 1991년이었으니 ‘언제 적 이상민이냐’는 말이 나올 만하다. 이상민의 인기 독주는 국내 농구의 정체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세대교체가 더뎠고 대형 스타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영원한 오빠’ 이상민을 넘어서는 새로운 얼굴은 언제쯤 나올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