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중국 샤먼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2010시즌 개막전인 차이나 레이디스오픈. 이번 대회 최대 화제를 뿌린 유소연(19·하이마트)과 임지나(21·잭니클로스)는 20일 귀국길에 오르며 특수 작전이라도 수행하는 듯했다. 이른바 '현금과 고량주 수송 작전'이었다.
유소연은 3차 연장 접전 끝에 서희경(하이트)을 꺾고 짜릿한 역전 우승을 했다. 우승 상금은 4만5000달러(약 5200만 원). 상금을 계좌에 입금해주는 국내 대회와 달리 시상식 종료 후 선수들에게 일일이 현금으로 지급됐다. 20% 세금을 빼고 유소연에게 주어진 금액은 3만6000달러. 100달러 지폐로 360장에 이르렀다. 게다가 1인당 1만 달러를 초과하는 외화를 국내로 반입할 때는 신고하도록 돼 있는 규정도 걸렸다. 유소연은 어머니와 상의 끝에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관계자, 소속사 하이마트 직원 등과 네 뭉치로 나눠 갖고 귀국 비행기에 올랐다.
임지나는 2라운드 12번 홀(파3)에서 짜릿한 홀인원을 한 뒤 부상으로 받은 고량주 해결에 진땀을 흘렸다. 중국에서 명주로 유명한 금문 고량주를 자신의 체중만큼 받았다. 900mL 병에 담긴 380위안(약 7만 원)짜리 40병과 280위안(약 5만 원)짜리 30병이었다. 70병이나 돼 운반은 도저히 불가능했다. 임지나는 "다른 프로들과 프로 부모님들에게 반 값 이상으로 할인된 가격에 넘겼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