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한국 기업의 대표적인 투자처이자 무역상대국이다. 1999∼2008년 누계 기준으로 한국 기업의 해외투자액 중 대중국 투자액은 24.5%를 차지한다. 또한 2008년에 중국은 한국수출입 대상국 가운데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은 중국의 4위의 수출대상국이자 2위의 수입대상국이다. 어느 연구에 따르면 한중 FTA 체결은 한국 농업에 상당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지만 한국 경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증가시키고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추정된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중국 경제의 특성상 과거 데이터에 의존한 경제적 효과 추정은 현실적 의미가 크게 떨어지는 측면도 있다.
사실 한국 정부는 다른 FTA와 마찬가지로 한중 FTA에 대해 자유무역 및 투자 촉진 효과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중 FTA는 경제적 측면을 넘어 동아시아 및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적인 번영의 기초를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중국은 북한의 가장 가까운 동맹세력이므로 한중 FTA 체결은 북한을 국제사회로 견인하고 한국과 대화하도록 강제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중국을 매개로 하는 안정적인 대북 경제협력의 확대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정착에도 기여할 것이다. 따라서 중국과의 FTA에 대해 정부는 경제적 접근을 넘어 정치 외교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중 FTA에 대한 우려는 여타 FTA와 마찬가지로 농업부문에서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 FTA 체결마다 발목을 잡는 농업과 관련해 이를 빌미로 협상을 포기하기보다는 농업에서의 사전적 구조조정을 가속화시키면서 단계적인 관점에서 일부 민감 품목의 양허 제외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베이징에서의 한중일 정상회담(10월) 이후 3국간의 다자 간 FTA가 주요한 의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이 한중일 FTA 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하면 중국 및 일본과의 양자 간 FTA에서 제기될 수 있는 부정적 측면을 완화시키면서 경제적 정치적 실익을 확대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한중일 FTA와 한중 FTA의 득실을 비교하여 FTA를 선별적으로 추진하는 전략도 고려해야 한다.
김은경 경기개발연구원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