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미국판 그랜드바겐’ 제안“과거와 확연히 다른 비전 전달”
하지만 그는 “문제는 비핵화, 평화체제, 평화협정, 에너지·경제 지원, 북-미관계 정상화, 동북아 안보질서 구축 등의 선후 관계(sequencing)”라며 “구체적으로는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으로 나가려는 조건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이전에 평화협정을 위한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의 장은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4자회담 형태가 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4국만이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대화에 직접적으로 관련된다는 것은 명백하다”며 “이는 6자회담 참가국이 모두 이해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9·19 공동성명에는 ‘직접 관련된 당사국들은 적절한 (6자회담과는 다른)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개최한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참가국은 명시하지 않았다.
광고 로드중
이날 보즈워스 대표와 켈리 대변인은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함구했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에 비핵화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하는 한편 이 경우 상응조치로 평화협정 체결, 관계정상화, 경제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한 ‘그랜드바겐’과 일맥상통하는 제안이라는 것. 찰스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미국이 이른바 ‘대북 적대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 않으며 북한체제 전복의 의도도 없고, 6자회담 재개를 통한 한반도의 안정적 비핵화를 원한다는 내용이 담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eaw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