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외고 입시… 현 중2 뭘 준비해야 하나
일관된 활동+독후기록 등 포트폴리오 필요
주요교과 내신은 여전히 중요할 듯
《외국어고 진학을 희망하는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조모 씨(43·서울 서초구 서초동)는 내년부터 외고 입시 전형이 확 바뀐다는 소식을 듣고 혼란에 빠졌다.
당장 겨울방학을 앞두고 등록한 ‘영어듣기 심층반’ 학원수업을 취소해야 할지 고민이다. 조 씨는 “입학사정관 전형에 활용할 포트폴리오는 무엇을 준비하고 어디에서 입시정보를 얻어야 할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크게 달라지는 외고 입시의 핵심은 입학사정관에 의한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 내신 성적은 중학교 2, 3학년 영어성적만 반영하고, 각종 영어인증시험과 경시대회 수상 실적이 전형요소에서 제외됨에 따라 외고 진학을 준비하는 현재 중학교 2학년은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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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외고는 경기도 지역균형선발전형 80명을 100%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했다. 미래인재, 글로벌인재전형에 입학사정관이 일부 참여했다. 울산외고는 10월 전체 153명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했다. 울산외고 전형에는 중학교 3년간 내신 성적과 5명의 입학사정관이 진행하는 심층면접만 반영됐다. 영어듣기평가와 지필고사, 토익·토플 점수, 경시대회 경력은 제외됐다.
이들 외고의 입학사정관이 말하는 ‘바람직한 포트폴리오’란 무엇일까? 바로, 학생의 ‘목표’와 ‘활동’이 갖는 연계성과 일관성에 초점이 있다.
경기외고 김은진 입학사정관은 “입학사정관전형에선 학생의 특별한 활동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학생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관심 분야에 대한 능력과 자질을 키웠다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올해 경기외고에 합격한 엄주영 군(14·경기 광명북중 3)의 사례를 보자. 엄 군은 학업계획서에 분명한 꿈을 제시하고 꿈을 위해 진행해온 일관성 있는 활동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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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는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방법 중 하나로 ‘독서이력’을 중학교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한다.
한국외국어대부속용인외고 강경래 입학관리부장은 “독서기록처럼 교과부에서 언급한 몇 가지 활동을 단편적으로 한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면서 “모든 활동을 종합했을 때 관심과 흥미가 일관적이고 목표에 부합하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봉사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면 1학년 때부터 한 기관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경험, 교내 봉사동아리 리더로 활동한 경험, 테레사 수녀의 ‘가난’이나 앨버트 슈바이처의 ‘나의 생애와 사상’처럼 헌신적인 삶을 살아온 인물의 책을 읽은 사실을 기록하면 활동의 일관성을 드러낼 수 있다.
교장추천서의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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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장범 타임교육 하이스트 특목입시연구소장은 “외고 입시를 준비했다면 영어 내신 성적도 우수한 편이겠지만 영어 내신은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단 하나의 기준인 만큼 남은 1년 동안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하늘교육 임성호 기획이사는 “지원자 대부분이 최고 수준의 영어 내신을 보유할 것이기 때문에 영어 내신이 합격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력은 낮아지겠지만, 주요 교과는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면서 “교장추천을 받을 때도 학생의 우수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려면 학교 내신 성적이 기본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내신 성적과 서류만으로 1차 평가를 한다면 심층면접으로 학생 개인의 역량과 세부사항을 평가할 가능성도 있다. 하 소장은 “1차에서 정원의 1.5배나 2배수를 뽑는다면 지원자 수가 많기 때문에 1 대 1 면접이 불가능할 것”이라면서 “용인외고에서 실시한 조별토의 형식의 면접 형태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폭넓은 독서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이 도움이 되리라는 분석이다.
올해 용인외고의 면접은 △1단계 조별토의 △2단계 조별토론1 △3단계 조별토론2 △4단계 개별면접으로 진행됐다. 청소년 아르바이트에 대한 찬반토론, 저출산·고령화 사회의 원인과 문제점 및 해결방안 등이 주제로 나왔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