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모비스 유재학 감독 - 2위 KT 전창진 감독의 특별한 인연가드-센터로 처음 만나초중교 각종대회 휩쓸어고교진학이후 경쟁자로선수시절 유재학이 웃고감독으론 전창진 V3 앞서
이들은 서울 상명초교와 용산중에서 한솥밥을 먹은 절친한 사이다. 학창 시절 앨범을 보면 어깨동무를 하고 찍은 사진이 자주 나올 만큼 실과 바늘 같은 죽마고우였다. 서로 집에도 자주 놀러가고 어머니들끼리도 가까웠다. 프로 스포츠 지도자 가운데 보기 드문 인연이다. 유 감독은 “창진이는 입이 짧아 고생했다. 초등학교 졸업반 때 코치에게 이끌려 억지로 돼지비계를 먹다 울던 모습이 떠오른다”고 했다.
하지만 지도자로 뒤늦게 뛰어든 전 감독이 영광을 먼저 누렸다. 전 감독은 삼보 사령탑 시절인 2003년과 2005년 정상에 선 뒤 2008년 역대 최다 타이인 세 번째 정상에 섰다. 1993년 연세대 코치를 시작한 유 감독은 2007년 우승 반지를 꼈다.
비슷한 길을 걸어서인지 이들은 강력한 체력과 수비, 철저한 관리에 따른 분업 농구를 강조한다. 팀워크를 망치는 선수는 결코 용납하지 않는 스타일도 똑같다.
예민한 성격에 술 냄새만 맡아도 취하는 전 감독은 섬세한 용병술과 친화력으로 지난 시즌 꼴찌였던 KT 선수들의 패배의식을 없앴다. 중학교 때 과외를 하며 운동과 공부를 병행한 유 감독은 두뇌 회전이 빨라 변화무쌍한 전술을 구사하고 임기응변에도 능하다.
전 감독은 “재학이는 배울 게 많은 지도자다. 난 경험이 짧고 부족한 게 많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창진이는 마음 씀씀이가 다르다. 주변 사람을 꼼꼼하게 챙기는 능력이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40년 가까이 코트를 지키며 한길을 걸어 온 유재학과 전창진. 이들의 우정 어린 대결은 어떤 결과를 낳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