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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신인투수 지켜라” 日 007작전

입력 | 2009-12-01 03:00:00


세이부 “팬, 취재진에 시달릴라”
스프링캠프에 ‘대역’ 투입 계획

기쿠치 유세이(왼쪽)와 대역을 맡을 예정인 다나카 야스히로.

요즘 일본 야구계는 ‘괴물 투수’ 기쿠치 유세이(18) 때문에 떠들썩하다. 일본 언론들은 기쿠치를 원조 괴물인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에 비유하며 스타 만들기에 한창이다.

기쿠치는 시속 150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투수다. 그를 잡기 위해 세이부를 비롯해 한신, 야쿠르트, 라쿠텐, 주니치, 니혼햄 등 12개 프로 구단 중 6개 구단이 경합을 벌였다. 마쓰자카처럼 추첨 끝에 세이부에 입단한 그는 데뷔 전부터 특급 스타 대우를 받고 있다.

30일자 스포츠호치 등에 따르면 내년 스프링캠프에서는 기쿠치를 위한 ‘가게무샤(影武者·대역)’까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팀들의 전지훈련지에는 많은 팬이 찾아온다. 기쿠치와 같은 스타 선수에게는 수백 명의 취재진이 따라붙는다. 마쓰자카도 1999년 첫 스프링캠프 때 몰려드는 팬들과 취재진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해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 때는 1만5000명 이상의 팬이 몰렸다. 당시 세이부는 마쓰자카를 보호하기 위해 꾀를 냈다. 마쓰자카와 생김새가 비슷한 다니나카 신지에게 마쓰자카 유니폼을 입혀 한참을 달리게 해 팬들과 취재진을 따돌린 뒤 마쓰자카를 차에 태워 안전하게 이동시킨 것.

세이부 와타나베 히사노부 감독은 일찌감치 기쿠치의 가게무샤를 점찍었다. 프로 4년차 투수 다나카 야스히로다. 둘은 체격과 생김새가 흡사하다. 가게무샤 역할을 맡은 다나카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우선 1군에서 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다나카 역시 시속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는 기대주지만 제구력 문제로 한 번도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와나타베 감독의 가게무샤 작전에는 일석이조의 노림수가 숨어 있는 셈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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