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재기 성공…내년 홀드왕 도전”
지승민. 스포츠동아DB
광고 로드중
2007년 11월. 소집해제를 불과 3개월 남기고 당한 교통사고로 왼쪽 어깨 인대가 5개나 끊어졌다. 가슴 쪽에 있는 인대를 끌어당겨 이은 까닭에 지금도 몸을 숙이면 약간 당기는 느낌이 있단다. 과연 공을 던질 수 있을까 의문이지만 두산 투수 지승민(31·사진)은 “그냥 던지면 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지승민은 지난 2년간 너무나 많은 일을 겪었다. 끔찍했던 교통사고 이후 팀에서도 방출됐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재활에 죽기 살기로 매달렸고, 지난해 6월 신고선수로 다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다시 팔을 드는 것도 힘겨웠겠지만 그는 올해 4월 17일 두산전에서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당시 선동열 삼성 감독도 “그렇게 다쳤는데 다시 공을 던진다는 것은 대단한 정신력”이라며 지승민의 투혼을 칭찬했다.
하지만 지승민은 시즌 중반 갑자기 무기력증에 시달렸다. 얼굴색이 몰라보게 어두워졌다. 검사 결과는 A형간염. 그는 “정말 무서운 병이었다. 그저 쉬는 것밖에 치료법이 없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완치 판정을 받을 때까지 무려 두 달이나 걸렸다.
광고 로드중
두산에서 그의 보직은 엄밀히 말해 원포인트릴리프다. 한 타자, 많게는 두 타자를 승부하고 내려가기 일쑤. 하지만 지승민은 “몇 이닝을 소화하지 않아도 괜찮다. 나에게는 마지막 기회였다”고 말했다. 오히려 “보직이 있다는 건 목표를 세울 수 있어 좋다. 올해 내 목표는 홀드 1개였지만 내년에는 홀드왕에 도전해보려고 한다”며 웃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