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내달 10일 최종안 발표”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필동 동국대 중강당에서 열린 외국어고 공청회는 150여 명만 참석해 빈자리가 눈에 많이 띄었다. 한 학부모는 “사안의 중요성에 비해 홍보가 부족했다”며 “정부가 다양한 의견을 들으려는 의지가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원대연 기자
그러나 외고 교장 20여 명은 책임연구자인 박부권 동국대 교수(교육학)가 발제를 마치자 강당에서 빠져 나갔다. 한 외고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교육성과를 봐서 숨통만 좀 틔워 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목소리는 조금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국외고교장협의회 회장인 강성화 고양외고 교장은 퇴장 후 기자회견을 열어 “연구진뿐 아니라 공청회 토론자도 편파적으로 구성됐다”며 “외고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교수 3명이 연구했고 토론자 8명도 대부분 외고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팀이 외고 상황을 알아보려고 기울인 노력은 1시간에 걸친 토론회가 전부였다”며 “편파적인 공청회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교장단은 12월 1일 공식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을 지낸 한만중 교사는 “학교 운영이 힘들면 외고를 포기하고 일반계고로 전환하면 된다”며 “외고 교장들이 항의하는 것은 현재 개선안이 후퇴하지 못하도록 방어막을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자율형사립고나 국제고뿐 아니라 일반계고 전환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내가 말하는 일반계고는 개방형 자율학교처럼 교장의 인사권, 교육과정 편성의 자율권이 보장되는 ‘혁신형 자율학교’를 뜻하는 것”이라며 새 모델을 제안했다.
교과부는 토론회 결과를 포함해 각계 여론을 수렴한 뒤 12월 10일 고교 체제 개편 최종 방안을 발표한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