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첫 입학사정관 전형… 서류가 사실상 당락 좌우
[입학사정관전형으로 합격한 이병학 군]
“특기 하나로 뚫었다”
이 군은 학교 내신, 영어실력의 열세를 자신의 강점인 수학으로 극복했다. 이 군은 초등 저학년부터 수학에 흥미를 가졌고, 고학년 땐 본격적으로 교내외 경시대회에 출전하며 실력을 쌓았다. 그 결과 중2 때 교육청 부설 영재교육원 교육 대상자로 선발됐고, 중3 땐 한국수학올림피아드(KMO) 1, 2차 모두 금상을 수상했다. 민사고 수학경시대회에서도 1급(금상)을 땄다.
이 군이 이렇게 수학실력을 쌓을 수 있었던 건 수학에 대한 호기심이 풍부했기 때문. 문제를 풀 땐 ‘더 독창적으로 푸는 방법은 없을까?’ ‘원 위에 여러 점이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이 있다면 구에 여러 점이 존재할 수 있는 조건도 있지 않을까?’처럼 새로운 방식의 풀이법을 연구했다.
이 군은 자기소개서의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수학’을 키워드로 자신을 서술했다. 수학과 관련된 각종 대회와 캠프에 참여했던 경험, 그 경험을 통해 배운 점, 수학적 지식과 능력을 겸비한 경제학자가 되겠다는 꿈, 입학 후 학습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적었다.
이 군이 처음 민사고에 관심을 갖게 된 건 1학년 2학기 때. 민사고에 합격한 중학교 선배를 만나면서부터다. 목표가 생긴 이 군은 부족한 내신 성적을 올리기 위해 중간·기말고사 한 달 전부터 시험공부를 했다. 암기과목은 노트에 요약 정리한 뒤 외우고, 주요 과목은 자기가 직접 시험에 출제될 만한 문제를 만들어 풀었다.
[영재전형으로 합격한 오승민 군]
“서류+영재판별+면접 3박자 고루 갖췄다”
오 군은 중1 때부터 사회, 수학, 과학 교양서적을 일주일에 한 권 이상 읽었다. 독서로 쌓은 풍부한 배경지식은 학교 중간·기말고사 시험은 물론이고 영재판별검사 대비에 큰 도움이 됐다는 게 오 군의 설명.
“과학은 ‘코스모스’ ‘스티븐 호킹-과학의 일생’처럼 기본 원리나 과학의 근간을 배울 수 있는 책을 주로 읽었어요. 화학자 물리학자의 위인전도 많이 읽었고요. 사회의 경우엔 ‘먼나라 이웃나라’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를 즐겨 읽었어요.” 오 군은 “영재판별검사나 면접에선 알고 있는 지식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경험과 생각을 밝히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면서 “평소 친구들과 토론을 하며 수학문제를 풀고, 매일 신문을 읽고 스크랩한 습관이 최종 관문까지 통과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듯하다”고 말했다.
생활부… 인증시험 성적… 수상실적… 교내외 활동… 모든 서류를 챙겨라
민사고에 지원할 수험생이라면 올해 입시에 영향을 미친 ‘돌발변수’에 주목해야 한다. 2010학년도 민사고 지원자는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과학고, 외국어고, 자립형사립고, 자율형사립고 중 한 곳만 지원 가능한 이른바 ‘이중지원 금지’ 때문이다.
민사고는 원서접수 전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자들의 상담 신청을 받고 학교생활기록부, 교과외 활동, 수상실적 등을 종합 검토해 ‘입학사정관제 지원 바람’ ‘서류합격 가능성 높음’ ‘영재전형 지원 바람’이란 상담 결과를 개별 통보했다. 이 과정에서 민사고 합격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한 학생, 학부모는 특목고, 자사고 등으로 지원전략을 바꿨다.
오성공 영재사관학원 민사고입시총괄 부원장은 “올해 입시에선 입학사정관전형으로 선발된 학생이 많아 사실상 서류심사에서 당락이 결정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서류전형이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므로 민사고를 목표로 한 학생이라면 생활기록부, 국어·영어·수학인증시험 성적, 수상실적, 교내외 활동 등의 서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