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 두번째 법문집 나와
법정 스님(77·사진)이 두 번째 법문집을 냈다. 책 이름은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문학의 숲)로 1992년 8월 28일부터 2009년 5월 2일까지 서울 성북동 길상사 법회, 미국 뉴욕 불광사 초청 법회, 안거 해·결제 때의 법문 36편을 모았다.
스님은 삶의 이치와 진리에 대해 법문의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스님은 “변화가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만이 진리”라고 말했다. “지혜를 얻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불행한 일이 일어났을 때 ‘이것은 변화한다’라고 자각한다면 이미 큰 지혜에 이른 것입니다.”(2006년 12월 5일)
그러면서 종교에 매달리지 말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종교의 이름 아래 행해지고 있는 갖가지 일들에 대해 깨어 있는 정신으로 저항할 때, 종교적인 삶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알게 된다”고 말했다.(1998년 9월 27일)
동아일보 자료 사진
2003년 10월 5일 법문에는 출가 당시의 소회가 담겨 있다. “20대 출가할 무렵, 저는 우주의 번뇌를 혼자 짊어진 것처럼 며칠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면서 물음을 토하곤 했습니다. 6·25전쟁으로 수많은 생명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 나니 삶과 죽음에 대한 의문이 젊은 영혼 속으로 걷잡을 수 없이 떨려왔습니다.”
스님은 강원도의 한 선방에 기거하고 있으며 한때 악화됐던 건강이 좋아져 12월 13일 길상사 창건 12주년 기념일에 법문할 예정이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