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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설비투자-경비 부담… 업종 특성 감안한 시행안 나왔으면”

입력 | 2009-11-18 03:00:00


정부가 202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배출전망치(BAU) 대비 30% 줄이기로 결정한 데 대해 산업계는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면서도 당장 늘어날 경비와 설비투자 등에 대한 부담에 큰 우려를 표시했다. 철강, 정유, 제지, 시멘트 등 에너지 다(多)소비 업종은 ‘업종별 특성을 감안한 시행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논평을 내고 “정부는 향후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제도들을 마련하면서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에 대한 지원 및 보완 대책에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또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국민의 부담이 수반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국민적 동의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산업계는 온실가스 감축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단기간에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세워 난감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렇지만 대부분 설비투자와 화석에너지가 아닌 대체에너지를 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철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에 대해선 업종 특수성을 감안해 세부 방안을 정해야 한다”며 “경비 증가 등의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경훈 포스코 상무는 “에너지 절약 및 효율 향상, 혁신기술 개발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도록 노력하겠지만 산업별 특성에 맞는 감축목표와 추진방안이 함께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유업계에서는 “중국과 인도, 중동 등 신흥공업국이 온실가스 의무 부담을 지지 않는 데 비해 한국만 무리한 배출량 감소에 나서면 공장의 신설 및 증설이 어려워져 국가 경쟁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시멘트업계는 “이번 정부의 감축안은 매우 어려운 목표”라고 했다. 시멘트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정부의 전폭적인 정책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며 “고효율 설비 도입, 대체 연료 활용 등으로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온실가스 저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013년까지 녹색경영 추진을 위한 연구개발(R&D)과 사업장 설비 마련에 5조4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2013년까지 모두 5000억 원을 투자해 생산시설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대폭 줄이는 방안을 최근 마련했으며, LG전자도 2020년까지 제품 사용 단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연간 3000만 t씩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롯데백화점이 앞으로 5년 동안 5만 t의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유통업계도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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