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닫은 지 오랜 상점을 본다 … 작은 이면 도로 작은 생의 고샅길/오토바이 한대 지나가며/배기가스를 뿜어대는 유리문 밖//어느 먼 기억들이 사는 집이 그럴 것이다/어느 일생도 그럴 것이다”(‘폐점’)
낡고 허름한 폐점 앞에서 시인은 시간의 흐름을 보고, 그것에서 인생을 읽어낸다. 한때는 있었지만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기억과 추억들. 박주택 시인은 다섯 번째 신작시집 ‘시간의 동공’에서 순환하거나, 사라지고, 떠나가는 허망한 것들을 응시한다.
공허함과 불안, 상실감 등 쓸쓸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다. 시인은 “고통은 삶을 삶답게 만들고 그 고통 속에서 나온 예술은 불멸의 이름으로 우리들 앞에 선다”고 말한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