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에도 인력시장 서고… 구직센터엔 실직자 장사진
《미국 경제가 살아난다는 전망들이 나오곤 있지만 실업률은 10%를 넘어섰다. 더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버락 오바마 정부로서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경기부양에 나섰지만 실업률이 줄어들지 않아 고민이다. 26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실업률은 고용시장의 모습도 바꿔놓았다. 그 현장을 둘러보았다.》
“한국 가서 영어 강사하자”… 명문대 출신 비자신청 러시
‘아메리칸 드림’마저 꺼져가… 외국인 취업 비자 첫 미달
○ 대낮에도 서는 인력시장
10일 오전 미국 버지니아 주 애넌데일 시의 거리에 일감을 기다리는 히스패닉계 일용직 노동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이런 모습은 도로변을 따라 500m가량 계속 이어졌다. 애넌데일=최영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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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명문대생 한국 영어강사 진출 러시
버지니아 주와 메릴랜드 주를 관할하는 워싱턴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7월부터 10월까지 영어교사 취업을 위해 한국 비자를 발급받은 대학 졸업생은 하버드대와 조지타운대 각 1명, 펜실베이니아대 2명, 존스홉킨스대 3명, 메릴랜드대 5명, 버지니아대 8명 등 모두 120명이다.
○ 직업상담소에 몰려드는 구직자들
10일 오후 버지니아 주 알렉산드리아 시 ‘버지니아 고용위원회’. 버지니아 주 최대의 인구밀집 지역인 페어팩스 카운티의 고용 문제를 맡고 있는 이곳은 실직자들로 넘쳐났다. 통신업계에서 일하다 해고당한 제임스 오닐 씨(42)는 “예전에 받던 연봉의 3분의 2만 받아도 취업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실업수당을 청구하러 온 미겔 산토스 씨(45)는 “주당 300달러의 실업수당으로는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다. 건강보험 혜택도 못 받아 아플 자유도 없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고용위원회 관계자는 “매주 400명이 넘는 실직자들이 이곳을 찾는다”며 “일자리가 나면 자신의 경력과 상관없이 일단 잡으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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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 등하굣길에 보이는 아빠들
9일 오후 뉴저지 주 버건 카운티에 있는 노우드 초등학교 앞에선 수업을 마친 자녀를 데려가기 위해 차에서 기다리는 아빠들의 모습이 부쩍 눈에 띄었다. 백인 중산층이 모여 사는 이 학교 학부모들은 대부분 아빠는 직장에 다니고 엄마가 자녀를 돌보지만, 최근엔 직장을 잃은 아빠들이 자녀의 등하교를 책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마이크라는 2학년 어린이의 아빠는 “휴대전화 부품회사에서 10년 넘게 일하다 3개월 전 직장을 잃은 후 직접 딸을 등하교시켜 왔다”며 “처음에는 쑥스러웠지만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어서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 남아도는 미 취업비자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꺼리면서 외국인 기술 인력의 미국 내 취업 관문이던 취업비자(H-1B)도 남아돈다. 매년 쿼터(할당량)를 두는 H-1B 비자는 지난해만 해도 하루 만에 신청이 마감됐지만 올해는 신청 건수가 9월 말 현재 4만6700건으로 할당량(6만5000건)에 못 미쳤다. 미국 기업에 숙련된 외국 인력을 공급해 오던 취업비자 프로그램이 2003년 시행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알렉산드리아=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