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전 5분뒤 청와대에 보고
안보회의 “北도발 배제못해”
鄭총리 국회서 “우발 충돌”
의원들 “신중치 못해” 질타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서해 대청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남북 해군 교전사태를 보고받은 것은 교전이 끝나고 5분 뒤인 오전 11시 45분이었다. 한-칠레, 한-페루 정상회담 관련 보고를 받던 중 김성환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으로부터 교전사태 보고를 받은 이 대통령은 즉각 김태영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 장관에게 침착하고 의연한 대응을 당부한 이 대통령은 이어 긴급 외교안보관계장관회의 소집을 지시했다. 오후 1시 반부터 청와대에서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정운찬 국무총리는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앞서 서해교전에 대해 보고하면서 “우리 측 경고통신과 경고사격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우리 고속정에 직접 공격해 옴에 따라 우리 측이 응사한 것”이라며 “오늘 교전은 우발적 충돌로 국민은 우리 국군과 정부를 믿고 변함없이 일상생활을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북한의 보복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유 의원의 질문엔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그러한 가능성을 대통령에게도 보고했느냐’는 추가 질문에 “대통령도 그 걱정을 하셨다”고 밝혔다.
이날 외교안보관계장관회의 분위기도 정 총리 보고와는 다소 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의 한 관계자는 “북한 지도부가 직접 개입해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현장에서 북한 경비정이 우리 측을 향해 수십 발의 조준사격을 한 것으로 미뤄 (도발) 의도를 배제할 수 없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