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타 28점…현대전 13연패 끝, 달라진 집중력, 고비서도 오뚝이
LIG 김요한(오른쪽)이 10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NH농협 V리그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윤봉우와 박철우의 블로킹을 피해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구미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프로배구 LIG손해보험의 상승세가 눈에 띄는 요즘이다. 시즌 개막 후 4전 전승.
10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9∼2010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LIG손보는 28점을 챙긴 피라타(공격성공률 58.7%%)의 활약 속에 현대캐피탈을 3-1로 꺾었다.
사흘 전(7일) 삼성화재를 3-0으로 완파, 파란을 예고한 그들이지만 이번 상대는 현대캐피탈이었기에 의미를 더했다.
○자율+한국식 배구
LIG손보 김상우 코치는 “과거 우린 ‘근성 없는 배구’의 대명사였다. 그러나 평소 자유분방한 팀 분위기에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강조해 경기력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구단은 시즌 전 해병대 캠프에 입소하는 등 선수단의 정신력 고취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실제로 끈질긴 추격전은 올해 LIG 배구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가 됐다. 점수차가 벌어지거나, 랠리가 이어질 때 막판 고비를 넘기지 못해 무너졌던 과거와는 달리 매서운 집중력으로 반전시키는 모습을 종종 보여줬다.
이날도 현대캐피탈에 리드를 내준 뒤 끈질긴 수비와 침착한 공격으로 포인트를 추가해 상대의 기를 꺾었다.
“선수들에게 우리만의 배구를 하자고 주문한다.”LIG손보 박기원 감독의 설명. 이는 쉽게 자신감을 잃고 무너졌던 지난 시즌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모습이다. 상당수 배구인들도 “요즘 LIG는 어느 상대를 만나든 쉽게 경기를 풀어간다”고 갈채를 보낸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제 플레이에 열중하다보니 좋은 성과는 당연한 귀결. 심리적 안정이 큰 도움이 됐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도 “(과거) 기록은 기록일 뿐, LIG가 여러 면에서 달라졌다”고 호평했다.
○긍정의 경쟁 속으로
정해진 주전이 없다는 점도 큰 메리트. ‘입단 2년차’ 황동일과 하성래의 세터 경쟁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 시즌까지 황동일 홀로 분전했으나 올 시즌 하성래의 가세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6월 최영준 세터 전담 코치를 불러들인 게 큰 도움이 됐다.
LIG손보 김기중 코치는 “고비 때 (김)요한이가 공격 리더로서 면모를 자주 보여준다. 수비에도 한층 자신감이 붙었다”고 칭찬했다.구미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