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고 매사 적극적… 수만달러 고액 수업료도 마다 안해”40개교 합동 박람회도
‘재력 있고 실력 있는 한국 학생을 잡아라.’
한국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 미국 사립고등학교 관계자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포츠타운에 있는 명문 보딩스쿨(기숙사립학교)인 더힐스쿨의 데이비드 도거티(64) 교장 부부가 2일 한국을 방문했다. 면접을 진행하는 입학사정관과는 별도로 도거티 교장 부부는 4일 저녁 한국에 있는 10여 명의 이 학교 졸업생과 함께 학생 유치 방안이나 학교발전 방향 등을 논의하는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미국 메인 주의 켄츠힐스쿨도 지난달 한국계 입학처 관계자를 파견해 학생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입학상담을 했다. 지난달 28일에는 보스턴 트리니티아카데미, 세이트앤드루스쿨 등 40여 개의 보딩스쿨이 합동으로 ‘보딩스쿨 박람회’를 열었다. 교육컨설팅업체인 세한아카데미의 김철영 대표는 “비공개적으로 한국을 찾은 곳도 많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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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조기유학 역사가 20년 이상 되면서 한국 학생들이 소극적인 유학생에서 적극적인 학교의 리더로 변한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 더힐스쿨 졸업생으로 현재 학교 이사회에서 활동 중인 통신장비업체인 사운드파이프코리아 박성빈 대표(43)는 “옛날에는 가진 정보도 없고, 영어도 서툴렀지만 요즘은 학생회와 클럽 등 학교활동에 적극적이어서 학교에서도 좋아한다”고 전했다. 켄츠힐스쿨에 자녀를 보낸 학부모 이재한 씨(50)는 “한국 학생들은 수줍어하고 공부에만 매달린다는 미국 학교들의 인식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유학원 관계자는 “미국 학교 관계자가 방한하면 재학생 학부모들이 ‘후한 대접’을 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1년에 두 번씩 방문하는 학교도 있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