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기업 손잡고 사라지는 곤충 - 숲 살린다
강 과장의 제안에 회사도 적극 찬성했다. 울산 내 6개 지역에서 서식지를 복원하는 사업이 착수됐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애벌레의 먹이가 줄어든 것이 나비 성체의 감소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밝혀내 먼저 먹잇감인 쥐방울덩굴부터 심었다. 누구나 애벌레와 나비를 관찰할 수 있도록 탐방로와 학습장도 함께 만들었다. 나비 복원이 어느 정도 성공하면서 각시붕어, 동남참게, 풀흰나비 등 최근 급격히 줄고 있는 생물을 추가로 복원하기로 했다. 울산 생태학습장이 이처럼 지역 사회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복원 사업은 ‘현대 그린존 코리아’라는 전국 단위로 커졌다. 지역사회도 손을 내밀었다. 기업이 지역사회와 공존하려는 노력은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세계적인 항공기 제작회사 보잉은 ‘트리피플’을 후원한다. 트리피플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기반을 둔 비영리 환경단체로, 나무를 심어 숲을 되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보잉은 2007년 10월 캘리포니아 주 남부에서 발생한 산불로 많은 숲이 사라진 사건을 계기로 후원을 시작했다. 당시 산불은 서울 면적의 3배에 이르는 1700km²를 태워 없앴다. 하마터면 보잉 직원과 가족 약 2만8000명이 쾌적한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잃을 뻔한 대형 사고였다. 보잉은 지난해에만 이 단체에 100만 달러(약 12억 원)를 지원했다. 직원들도 70만 달러(약 8억3000만 원)를 별도로 모금해 전달했다. 릭 스티븐 보잉 부사장은 “도시에 도움을 주던 자연이 입은 상처를 치유하려는 노력은 고귀하다”며 “직원들도 그런 노력에 회사가 보탬이 되는 것에 자부심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준덕 동아사이언스 기자 cyrix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