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안전감시위, 파손사고 합동조사도 요구
전남 영광지역 주민들이 영광원자력발전소 4기에 사용된 핵 연료봉 교체를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영광원전 환경·안전감시위원회는 지식경제부, 교육과학기술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고 28일 밝혔다.
영광군수, 군의원, 주민 등 20여 명이 참여한 위원회는 “최근 파손된 것으로 확인된 핵 연료봉은 한국전력 자회사에서 만든 제품으로 영광원전 3, 4, 5, 6호기에 사용되고 있다”며 “민관합동 조사를 통해 안전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파손된 핵 연료봉은 10일과 13일 한국수력원자력 영광원자력본부가 영광원전 4호기 계획정비 작업을 하다 발견했다. 파손된 핵 연료봉 1개는 덮개 역할을 하는 스프링 부분이 세 조각으로 깨져 흩어져 있었다. 나머지 1개는 스프링 부분이 느슨하게 연결돼 있었다. 핵 연료를 담는 핵 연료봉(길이 4m)은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통상 1개 원자로는 4만여 개의 핵 연료봉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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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 관계자는 “이 제품은 한국표준형 원전인 영광원전 4기와 울진원전 4기에 사용돼 울진에서도 영광 상황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정부 답변을 듣고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핵 연료봉 파손사고 이후 영광원전 5호기 가동이 잇따라 중단되자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5호기는 23일 원자로 발전 속도를 조절하는 제어봉 이상으로 정지했다. 한수원은 5호기 원자로 위에 있는 70여 개의 제어봉 중 한 개의 전력공급 이상으로 작은 기울기 차이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가동이 중단된 5호기는 20여 시간 만에 발전을 재개했다.
영광원전 관계자는 “핵 연료봉 파손이나 제어봉 이상은 법적 허용치를 넘은 것도 아니고 고장 수준도 가장 낮은 등급”이라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지시를 받아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